재미있는 한자 이야기(104)/ 산책(散策)
散策을 하러 많이 다니지만 散策의 原來(원래) 意味(의미)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국어사전에서 散策을 檢索(검색)해보면 ‘休息(휴식)을 취하거나 健康)건강)을 위해서 천천히 걷는 일’이라고 나옵니다. 하지만 漢字(한자)의 의미로 살펴보면 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散은 㪔(갈라서 떼어 놓을 산)이 원래 글자였으나 篆書(전서)를 거쳐 楷書(해서)에서 變化(변화)되어 지금의 글자가 된 것입니다. 㪔은 (삼실 파; 수풀 림<林>이 아님)자와 攴(칠 복)을 합친 자로, 삼실을 만들기 위해 삼대의 잎들을 몽둥이로 쳐 낸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흩어지다, 갈라서 떼어 놓다 등의 뜻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변화된 散은 腊(포 석)의 생략자와 攵(칠 복)이 합쳐진 것으로, 풀이하면 오래된 고기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몽둥이로 쳐서 흩어지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策은 竹(대 죽)과 朿(가시 자)를 합친 글자로, ‘꾀, 計策(계책), 대쪽, 책, 채찍, 헤아리다, 꾀하다, 企劃(기획)하다, 채찍질하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책’으로 읽습니다. 竹은 대나무가 무리를 지어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고, 朿는 가시나무를 그린 글자입니다. 竹과 朿를 합쳐 풀이하면, 대나무로 만든 채찍을 말합니다.
朿는 束(묶을 속)의 俗字(속자)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竹과 束으로 풀면, 대나무를 묶어서 만든 책을 의미하게 됩니다. 대나무 하나하나는 대쪽이 되고, 책 속에는 모든 계책과 꾀가 들어 있으며, 그것으로 꾀하고 헤아리고 기획할 수 있는 법입니다.
결론적으로 散策은 ‘흩어지다의 뜻과 헤아리다, 꾀하다’의 뜻을 합치면, 헤아려 흩어지게 한다는 뜻이 되는데 이것은 나의 마음과 몸 상태를 헤아려서 複雜(복잡)해진 머리를 식히고 몸의 健康(건강)을 위해 산이나 들로 천천히 걸어 다님을 뜻하는 것입니다. 이것과 비슷한 의미로 쓰이는 단어로 散步(산보)하다, 逍遙(소요)하다 등이 있습니다. 散步의 의미는 바람을 쐬기 위(爲)하여 이리저리 거니는 것을 말하며, 逍遙의 의미는 슬슬 거닐며 돌아다니는 것을 말합니다.
散策, 散步, 逍遙 모두 어지러워진 마음을 整理(정리)하기 위함과 지친 몸을 爽快(상쾌)하게 만들기 위한 行動(행동)을 말하는 것이니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는 반드시 취해야 하는 일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글/ 경문 김대일(사단법인 한자진흥회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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