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자 이야기(106) '해괴(駭怪)'
只今(지금)은 世上(세상)이 暗鬱(암울)하여 駭怪(해괴)한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駭怪하다’란 말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크게 놀랄 정도로 매우 怪異(괴이)하고 야릇하다’라고 나옵니다. 漢字(한자)의 意味(의미)로 ‘駭怪하다’란 말을 살펴보겠습니다.
駭는 馬(말 마)와 亥(돼지 해)를 합친 글자로, 놀라다, 混亂(혼란)스럽다, 騷亂(소란)스럽다, 警戒(경계)하다, 흩어지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해’라고 읽습니다. 馬는 말의 特徵(특징)인 말갈기와 몸, 다리를 그린 것이고, 亥는 金文(금문)에서 멧돼지를 그린 것이라 했으나, 說文(설문)에는 여자와 남자가 交合(교합)한 것이라 했습니다. 뜻은 ‘돼지, 열두 번째 지지’등의 의미로 쓰입니다.
흔히 이 두 글자를 합쳐서 풀이 할 때 ‘말이 갑자기 나타난 멧돼지를 보면 놀란다’라고 解釋(해석)합니다. 하지만 亥는 말(馬)이 놀라서 우는 소리(亥)를 쓴 글자입니다. 일반적으로 말이 놀라 우는 소리를 ‘히히힝’하고 表現(표현)하고 있지만 漢字(한자)에서는 놀라는 소리를 ‘해’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놀라다’의 뜻으로 쓰이는 漢字는 ‘警(놀랄 경), 愕(놀랄 악), 瞿(놀랄 구)’등이 주로 쓰입니다. 하지만 駭(놀랄 해)와는 놀라는 의미가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怪는 忄(마음 심)과 圣(힘쓸 골)을 합친 글자로, 怪異(괴이)하다, 奇異(기이)하다, 怪狀(괴상)하다, 도깨비, 幽靈(유령)‘ 등의 뜻으로 쓰입니다. 忄은 心의 變形字(변형자)로 邊(변)에 올 때는 忄으로 쓰며, 心臟(심장)의 모양을 그려서 ‘마음, 생각, 뜻, 염통’등의 뜻으로 쓰이며, ‘심’으로 읽습니다.
圣은 又(또 우)와 土(흙 토)를 합친 글자로, ‘힘쓰다, 밭을 갈다’ 등의 뜻으로 ‘골’로 읽습니다. 이 글자는 땅위에 손이 있으니 ‘흙에다 손쓰다’는 뜻이 되므로 ‘힘을 쓰다, 밭을 갈다’의 뜻이 나오며, 밭을 갈면 골이 나게 되니 한쪽으로 치우친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마음이 한쪽으로 치우치면 偏狹(편협)한 마음이 되므로 正常的(정상적)인 마음이 아니라는 뜻이므로, 奇異(기이)하다, 怪狀(괴상)하다 등의 뜻이 나오는 것입니다.
또한 奇異(기이)하다는 뜻으로 쓰이는 漢字로는 ‘奇(기이할 기)’ 등이 있습니다. 怪와는 전혀 다른 의미의 奇異(기이)한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駭怪하다는 것은, 말이 깜짝 놀라서 우는 것처럼 奇異(기이)하고, 한쪽으로 치우쳐 정상적이지 못하고 偏狹(편협)한 생각을 하는 것이니 異常(이상)하다는 뜻이 됩니다. 사자성어로는 駭怪罔測(해괴망측)이 있는데,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 몹시 괴이(怪異)하다’라는 말입니다.
글/ 경문 김대일(사단법인 한자진흥회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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