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자 이야기

김대일 교수의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124) '수척(瘦瘠)'

bindol 2020. 12. 21. 05:41

 

김대일 교수의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124) '수척(瘦瘠)'

 

사람이나 動物(동물)이나 잘 먹지 못하는 일이 反復(반복)되다 보면 살이 많이 빠지면 뼈가 드러나게 됩니다. 이런 걸 두고 瘦瘠해졌다라고 합니다. 瘦瘠하다는 말을 辭典(사전)에 찾아보면 몸이 몹시 야위고 마른 듯하다라고 나옵니다. 瘦瘠이란 말이 漢字(한자)말이다 보니 그 意味(의미)를 알기가 좀 어렵습니다. 瘦瘠이란 漢字語(한자어)를 풀어보겠습니다.

 

()()를 합친 것으로, ‘여위다, 파리하다(핏기가 전혀 없다), 마르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라고 읽습니다. 寢臺(침대) 위에 누워있는 사람을 나타낸 것으로, ‘병들어 기대다의 뜻이며 이라 읽습니다. ‘으로 읽는 것은 저녁처럼 해가 저무는 녁과 같은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아파서 누워있다는 것은 죽음으로 가까워져 간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는 원래 小篆(소전)에는 (집 면)(불 화)(오른손 우)를 합친 글자로 되어 있으며, 집에서 불을 들고 있는 손이란 뜻인데, 불을 켜서 불을 들고 있는 사람은 그 집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어른이란 뜻입니다. 즉 늙은이란 말입니다.

 

따라서 ()()을 합친 ()解釋(해석)하면 병든 늙은이란 뜻이 되는데, 병든 늙은이는 제대로 먹지를 못해서 살이 빠져 말랐다는 말이 되므로 여위다, 파리하다는 뜻이 나오는 겁니다.

 

()()을 합친 것으로, ‘여위다, 파리하다(핏기가 전혀 없다), 마르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라고 읽습니다. 여기서 은 등뼈와 갈비뼈가 있는 몸을 그린 것이며, ‘등마루(등골뼈가 있는 두두룩하게 줄진 곳), 등골뼈, 등뼈등의 뜻으로 쓰이며 이라고 읽습니다.

 

여기서 이라고 읽는 이유는 등뼈가 같은 크기로 줄지어 있으므로 (/잴 척)音價(음가)와 통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척을 합친) ()을 해석하면 병이 든 등뼈라는 뜻이 되는데, 제대로 먹지 못하면 야위고 마르게 되면 등마루가 드러나게 보입니다. 그래서 드러난 등마루, 등뼈라는 뜻이 됩니다.

 

결론적으로 ()()은 국어사전에는 둘 다 같은 뜻이지만, 漢字語로 풀면 의미가 다릅니다. ()는 병들은 늙은이는 제대로 먹지 못해 야위고 말랐다는 말이고, ()은 제대로 먹지 못해 야윈 사람은 등뼈가 드러나 보인다는 뜻입니다. ()()은 이처럼 微妙差異가 있는 것입니다. 정말 漢字의 멋이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경문 김대일(사단법인 한자진흥회 지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