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10.攻心(공심)

bindol 2020. 12. 23. 06:50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10.攻心(공심)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5. 7. 8. 18:02

 


무후사(武侯祠)
유비와 제갈량 등 <삼국지> 속 촉나라 영웅들을 기리는 사당이다. 제갈량의 덕을 기리는 유명한 대련(對聯)이 있어 글의 소재로 삼았다.

 

 

 

오늘은 유명한 중국의 대련(對聯) 하나를 적는다. 한국인들도 즐겨 찾는 중국 쓰촨(四川)의 청두(成都) 무후사(武侯祠)에 걸려 있는 글귀다. 이곳은 <삼국지(三國志)>의 한 주인공 제갈량(諸葛亮)을 기리는 사당이다. 글은 따라서 그의 덕을 적은 내용이다.

 

能攻心反側自消 從古知兵非好戰(능공심반측자소종고지병비호전)

不審勢寬嚴皆誤 後來治蜀要深思(불심세관엄개오후래치촉요심사)

 

한문으로 적었으니 이제 풀 일이 남았다. 마음(心)을 공략(攻)할 수 있다면(能) 반발(反側)은 스스로(自) 없어지니(消), 예로부터(從古) 병법 아는 사람(知兵)은 싸움(戰)을 우선치(好) 않았지(非). 형세(勢)를 살피지(審) 않으면(不) 너그러울지(寬) 또는 엄격할지(嚴)에서 모두(皆) 착오가 생기는(誤) 법, 나중에(後來) 촉나라 땅(蜀)을 다스리려면(治) 깊이(深) 생각해야(思) 하리(要).

 

사회주의 중국을 건국한 주역 마오쩌둥(毛澤東)이 이곳에 들렀을 때 위의 글귀를 보면서 한참 동안 생각에 잠겼다는 후문이 있다. 대련(對聯)의 유명한 글귀를 꼽을 때 항상 등장할 정도로 알려진 내용이라고 한다. 중국인들이 따지는 성운(聲韻)의 묘미는 건너뛰기로 하자. 우선 그 의미가 매우 깊다.

 

마음을 공략하는 일(攻心)은 병법(兵法)에서 으뜸을 차지한다. 실제 전쟁을 치르기 전, 상대를 마음으로 설득시켜 제 뜻을 이루는 일이다. 굳이 싸우지 않고서도 상대를 내 품으로 끌어안는 수준이니 말이다. 그러니 슬기로운 사람은 직접 부딪혀 싸우는 일을 즐기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다음 구절에 등장하는 勢(세)라는 개념이 중요하다. 누구도 어쩔 수 없는 상황, 또는 그런 환경을 일컫는 글자다. 그런 상황이나 환경을 세밀하게 따져 상대를 너그럽게 대할지, 아니면 혹독하게 다룰지를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나와 주변 상황 전체를 아우를 줄 알아 적절한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는 권유다.

 

이 대련을 지은 이는 조번(趙藩 1851~1927년)으로, 쓰촨에서 태어난 소수민족 백족(白族) 출신의 유명한 학자다. 그가 맹획(孟獲)이라는 이족(異族) 장수를 일곱 번 잡은 뒤 일곱 차례 놓아준 제갈량(諸葛亮)의 ‘칠종칠금(七縱七擒)’ 스토리를 떠올리며 나중의 위정자(爲政者)에게 당부한 말이 그 다음 마지막 구절이다.

 

맹획은 제갈량이 몸담고 있던 촉나라 정권에 위협적이었던 이족 장수다. 제갈량은 그를 잡았다가 계속 풀어주면서 결국은 마음 자체를 얻었다고 한다. 실제 그런 일이 있었는지 자체는 솔직히 의문이다. 소설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의 내용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상대의 마음까지 얻었다는 이야기 자체는 참고할 만하다.

 

긴 흐름에서 상황을 파악할 일이다. 스스로가 놓인 환경과 상황의 크고 작은 이해를 잘 따져 슬기롭게 문제를 풀어가는 일이 중요함을 알리는 글귀라서 적었다. 사람 살아가는 세상에 다툼은 늘 피할 수 없는 법이다. 그 점에서 사람의 지혜는 매우 중요하다.

 

상대의 마음을 크게 해치지 않으면서도 문제를 풀어가는 방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런 맥락의 슬기는 부족해 보인다.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사퇴로 청와대와 여당 사이의 싸움은 단락을 맺었다. 그러나 누가 이기고 누가 졌을까. 마음만 서로 해치는 결과만 얻은 것은 아닐까. 우리가 우리끼리 서로 다투는 방식과 그 문화를 이제는 진지하게 헤아려 볼 일이다.

 

<한자 풀이>

攻 (칠 공): 치다, 때리다. 책망하다. 닦다. 거세하다. 공격하다. 굳다. 다스리다. 불까다. 짓다.

縱 (세로 종, 바쁠 총): 세로. 발자취. 비록. 설령, ~일지라도. 놓다, 쏘다. 늘어지다. 놓아주다. 느슨하게 하다. 내버려 두다, 멋대로 하다. 방종하다, 방임하다. 석방하다.

擒 (사로잡을 금): 사로잡다. 붙잡다. 생포하다. 포로.

 

<중국어&성어>

攻心为上 gōng xīn wéi shàng: 마음(心)을 공략함(攻)이 상책(上)이다(爲)는 엮음이다. <삼국지(三國志)> 주석의 “用兵之道,攻心为上,攻城为下. 心战为上,兵战为下(군사를 다루는 일에서는 마음 공략이 상책이요, 성을 공략하는 일은 하책이다. 마음 전쟁이 우선이요, 군사를 동원하는 일은 아래 수준이다)” 등의 표현을 참고할 만하다. <손자병법> 등에서도 늘 강조하는 말이다.

七擒七纵(縱) qī qín qī zòng=七纵七擒 qī zòng qī qín: 제갈량과 맹획의 고사.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칠종칠금(七縱七擒)의 성어다.

两败俱伤(兩敗俱傷) liǎng bài jù shāng: 양쪽(兩) 패배(敗) 모두(俱) 다치는(傷) 경우다. 명분과 실제를 제대로 따지지 않는 싸움이다. 자주 쓰는 성어다.



출처: https://hanjoong.tistory.com/entry/한자-그물로-중국어-잡기-110攻心공심?category=662101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