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11.형벌(刑罰)

bindol 2020. 12. 23. 07:38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11.형벌(刑罰)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5. 7. 15. 17:41

 


제목 형벌(刑罰)
죄를 지은 사람에게 곤장으로 볼기를 때리는 청나라 때의 사진이다. 장형(杖刑)의 집행 장면인 셈이다.

 

 

죄(罪) 지으면 받는 게 형벌(刑罰)이다. 한자 罪(죄)는 그물을 가리키는 罒(망)과 일의 어긋남, 또는 사람의 허물을 가리키는 非(비)의 합성이다. 그물로 남의 잘못된 행위 등을 잡아들이는 동작인 셈이다. 나아가 그런 잘못과 허물을 가리키는 명사로서의 뜻도 얻었다.

刑(형)과 벌(罰)이라는 글자 또한 같은 맥락이다. 앞의 刑(형)은 사람의 목숨을 직접 끊는 행위, 罰(벌)은 잘못 저지른 사람을 심판해 고통을 가하는 모습의 요소를 합쳐 만든 글자다. 죄에 대한 사회적 차원의 보복인데, 과거로 갈수록 그 정도는 매우 심했다. 가해지는 형벌의 잔혹함이 농도를 더했다는 얘기다.

어느 것이 刑(형)이고, 어떤 방식이 罰(벌)일까. 글자 자체로는 잘 구분이 가지 않는다. 몸에 가하는 것이 刑(형), 죄의 대가를 금전이나 재물 등으로 묻는 일이 罰(벌)이라는 설명이 있기는 하다. 그래서 일반적으로는 누군가 지은 죄의 대가를 묻는 형식 전체를 형벌이라는 단어로 일컫는다.

사람 사는 사회가 일정한 틀을 잡은 이래로 형벌은 줄곧 중요했다. 죄 지은 사람을 그대로 두고는 사회의 기강을 잡아갈 수 없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동양사회에서도 이 형벌은 일찌감치 발달했다. 고조선이나 고구려와 신라, 백제 등에서도 형벌에 관한 기록은 제법 일찍 등장한다.

보통은 오형(五刑)으로 형벌을 총칭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주 이른 고대에는 보통 묵형(墨刑), 의형(劓刑), 비형(剕刑), 궁형(宮刑), 대벽(大辟)으로 다섯 가지 형벌을 정했다. 얼굴에 먹을 치기(墨), 코 베기(劓), 발 자르기(剕), 생식기 제거(宮), 사형 등이 그 내용이다. 사람의 몸에 가해지는 육형(肉刑)들로서는 가혹한 수준이다.

당나라 때 이르면 태형(笞刑), 장형(杖刑), 도형(徒刑), 유형(流刑), 사형(死刑)으로 나뉜다. 잔혹한 정도가 조금 줄어들었다. 작은 회초리로 볼기짝 때리기(笞), 몽둥이찜질(杖), 몸 가두기(徒), 먼 곳에 유배 보내기(流), 죽이기(死) 등이다. 먼 곳에 귀양을 보내는 유형(流刑)은 유방(流放), 유배(流配), 사변(徙邊) 등으로도 불렀다.

요즘의 징역형을 일컫는 말이 도형(徒刑)이다. 여기서의 徒(도)는 ‘무리’라는 의미와 함께 ‘맨 몸’을 가리키는 글자다. 옥(獄)에 사람을 가두고 일정 기간 인신의 자유를 구속하는 일이다. 영어(囹圄)는 그런 옥의 일종으로, 우리도 아직 가끔 쓰는 단어다.

성단용(城旦舂)이라는 제법 낯선 낱말이 있다. 중국 판도를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秦始皇)의 진나라가 시행했던 형벌의 일종이다. 죄 지은 사람이 남성인 경우에는 새벽부터 성을 쌓는 일(城旦)을 하도록 강제했고, 여자인 경우라면 곡식을 빻는 일(舂)을 시켰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이런 각종 형벌을 면해주는 일이 사(赦)다. 이 글자의 원래 모양새는 사람에게 가하는 화형(火刑)으로 풀 수 있다. 그러나 문헌에서는 일찍이 죄를 용서하는 행위라는 뜻으로 등장한다. 조금은 수수께끼다. 무엇인가로부터 의무와 책임을 없애준다는 免(면)을 붙여 사면(赦免)으로 적고 부른다.

곧 광복절 특사(特赦)가 있을 예정이라고 한다. 옥에 갇혀 있는 대기업 최고 경영자들이 대상에 섞일지 초미의 관심이다. 활력을 잃어가는 한국 경제의 회생을 위해 기업 총수들을 사면하는 일은 적극 생각해 봄직하다. 그러나 말 많고 하릴 없이 국가 경쟁력 깎아 먹는 정치인 출신들은 그 명단에서 뺐으면 하는 게 솔직한 바람이다.

 

<한자 풀이>

刑 (형벌 형, 탕기 형): 형벌. 법. 꼴, 모양. 국그릇. 형벌하다, 벌하다. 제어하다. 모범이 되다, 준거하여 따르다. 본받다. 다스리다. 되다, 이루어지다.

罰 (벌할 벌): 벌하다. 벌주다. 벌. 죄.

劓 (코 벨 의): 코 베다. 베다. 자르다. 코 베는 형벌.

剕 (발 벨 비): 발 베다. 발 베는 형벌.

宮 (집 궁):1. 집, 가옥. 대궐, 궁전. 종묘. 사당. 절, 불사. 학교. 담. 마음. 임금의 아내나 첩. 소리 이름. 궁형, 오형 중의 하나. 널. 두르다.

辟 (피할 피, 임금 벽, 비유할 비, 그칠 미): 피하다. 벗어나다. 회피하다. 피하다. 숨다. 물러나다. 떠나다. 임금 (벽). 임 (벽). 법 (벽). 허물 (벽). 절름발이 (벽). 길쌈하다.

笞 (볼기 칠 태): 볼기를 치다. 매질하다. 태형.

杖 (지팡이 장): 지팡이. 몽둥이. 장형. 창 자루. 짚다. 때리다. 의지하다. 잡다.

徒 (무리 도): 무리, 동아리. 동류. 제자, 문하생. 종, 하인. 일꾼, 인부. 보졸, 보병. 맨손, 맨발. 죄수, 갇힌 사람.

囹 (옥 영, 옥 령): 옥. 감옥.

圄 (옥 어): 옥, 감옥. 말 기르는 사람. 지키다. 가두다.

旦 (아침 단): 아침, 해 돋을 무렵. 환한 모양, 누그러지는 모양, 정성스러운 모양. 연극에서 여자로 분장하는 배우. 형벌의 이름. (밤을)새우다. (밤이)새다.

舂 (찧을 용): 찧다. 절구질하다. 해가 지다. 치다. 찌르다. 형벌 이름. 산 이름.

赦 (용서할 사): 용서하다. 엿보다. 풀어주다. 탕감하다, 감면하다. 버리다, 방치하다. 사면.

 

<중국어&성어>

赦免 shè miǎn: 우리말과 같은 뜻의 ‘사면’이다. 법률용어다.

大赦 dà shè: 대사면, 우리식으로 이르자면 특사에 준하는 단어다.

十恶(惡)不赦 shí è bù shè: 열 가지 악은 용서할 수 없다는 뜻의 성어다. 열 가지 악, 즉 십악(十惡)은 원래 불교 용어다. 그러나 씻을 수 없는 죄를 일컫는 말로 나중에 정착했다. 보통은 왕조 시대의 최고 죄목인 반란, 모반, 대역 등을 비롯해 불효 등을 일컫는 일반적인 ‘큰 죄’의 뜻이다. 성어에서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죄’의 의미다. 자주 쓰는 성어다. 정말 큰 죄는 봐줄 수 없다는 뜻이다.



출처: https://hanjoong.tistory.com/entry/한자-그물로-중국어-잡기-111형벌刑罰?category=662101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