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90. 골육(骨肉)

bindol 2020. 12. 26. 06:09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90. 골육(骨肉)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7. 2. 15. 14:20

 

북한 김일성이 일으킨 동족상잔의 6.25전쟁 피난민 모습.

3대 세습자 김정은 골육상잔의 잔악함을 선보였다.

 

 

뼈와 살을 일컫는 단어가 골육(骨肉)이다. 직접적으로는 사람의 신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은 곧 뼈와 살을 함께 나눈 사람, 가족이나 친척의 의미를 더 얻는다. 부모와 자식을 일컫고, 더 나아가 같은 유전형질을 지닌 동성(同姓)의 친척을 가리키기도 한다.

 

뼈와 살을 나눈 사이, 같은 핏줄을 지니고 태어난 사람은 무척 가깝다. 인류가 살아온 발자취를 좇다 보면 함께 공유한 핏줄이 실제의 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결합제로 작용한 사례를 제법 풍부하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때로는 정반대의 일이 벌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같은 피와 살, 나아가 뼈대를 지니고 있지만 그악한 욕심에 눈이 가려 가족과 친척을 무참하게 살해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우리는 그런 경우를 골육상쟁(骨肉相爭), 골육상잔(骨肉相殘)이라는 성어로도 표현한다. 돈이나 재물 등을 두고 벌이는 싸움, 권력을 손에 쥐기 위해 펼치는 다툼이다.

 

한 부모 밑에서 태어난 사이를 가리킬 때 흔히 사용하는 단어가 동포(同胞). 우리의 경우는 한 국가에 사는 동족의 개념으로 이 말을 쓸 때가 많지만 원래는 같은 부모의 핏줄과 태()에서 태어난 형제, 자매 사이를 일컫는 말이다. 가장 유명한 일화가 있다.

 

조조(曹操)의 아들로서 그 집안의 피와 살을 함께 나눴던 조비(曹丕)와 조식(曹植)의 갈등과 다툼이다. 조조의 권력을 이어받아 황제(皇帝) 자리에 오른 조비는 동생 조식이 아주 못마땅했던 모양이다. 둘 모두 당대에 이름을 얻은 문인(文人)이었다.

 

그러나 조식의 문재(文才)가 훨씬 뛰어났다. 한 문인은 천하에 퍼진 재주 가운데 여덟 말()의 재주를 조식이 지녔고 나머지 두 말을 세상의 문인들이 나눠가졌다고 표현할 정도였다. 시샘이 샘물 솟듯 솟았을 테다. 그래서 황제 조비는 늘 조식을 괴롭혔다.

 

그 갈등이 극에 달했을 때 조비는 결국 조식에게 일곱 걸음 안에 시를 짓지 못하면 죽이겠다고 했다. 그러나 조식은 일곱 걸음 안에 시를 짓고 결국 조비의 협박을 물리친다. 유명한 칠보시(七步詩)’. 콩과 그를 삶는 데 쓰는 콩깍지를 함께 거론하면서 본래 같은 뿌리에서 나왔는데, 왜 이리 태우지 못해 안달일까(本是同根生, 相煎何太急)”라고 한 구절이 특히 주목을 받았다.

 

이 칠보시의 내용은 煮豆燃萁(자두연기)라는 성어로 자리를 잡았다. 콩 삶는 데 콩깍지 태운다는 뜻이다. 같은 집안 출신이면서도 서로 창을 겨누는 상황을 일컫는 성어는 同室操戈(동실조과). 앞의 同室(동실)은 한 집안, 뒤는 창()을 휘두르다()의 의미다.

 

우리에게는 드물지만 중국은 큰 집을 지을 때 문 바로 뒤에 작은 담을 세운다. 보통은 影壁(영벽)으로 부르지만 더 먼 과거에는 흔히 蕭牆(소장)으로 적었다. 이 담 안에서 벌이는 다툼이 화를 부른다는 의미의 성어가 禍起蕭牆(화기소장)이다. 같은 집단의 구성원이 안에서 서로 벌이는 다툼으로 큰 재앙을 부른다는 경계심의 표현이다.

 

북한 3대 세습의 김씨 왕조가 벌이는 다툼이 그렇다. 김정은이 결국 이복형인 김정남을 독살한 모양이다. 제 고모부 장성택을 잔인하게 숙청한 뒤 급기야 제 핏줄까지 없애버리는 잔악함을 선보였다. 북한이라는 세습 왕조의 담장 안을 새삼 들여다본다. 핵과 미사일로 장식을 했지만 언제 무너져 큰 재앙을 맞이할지 모르는 집안이다.



출처: https://hanjoong.tistory.com/entry/한자-그물로-중국어-잡기-190-골육骨肉?category=662101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