觀競渡者有感
行到錦江上 행도금강상
爭渡指如束 쟁도지여속
不知緣底忙 부지연저망
渾忘危且覆 혼망위차복
且置勿復道 차치물부도
要津人競逐 요진인경축
誰能在彼岸 수능재피안
任他虛舟觸 임타허주촉
나루터에서 배를 다투다
발걸음이 금강 가에 이르렀더니
앞다퉈 건너는 이들 빼곡하구나
무슨 일로 저렇게 서두는 걸까?
위험하고 뒤집혀도 아랑곳없네
에라! 내버려두고 말 걸지 말자
요로(要路)라서 뒤질세라 건너는 거겠지
빈 배가 부딪치든 말든 놔두고서
저편 언덕에서 내려다볼 사람 어디 없을까?
인조 때의 시인 동강(東江) 신익전(申翊全·1605~1660)이
강을 건너려다 만감이 교차하여 썼다.
여행 중에 금강 나루터에서 배를 기다렸다.
작은 나룻배가 닿자 행인들이 우르르 몰려 먼저 타려 다투었다.
저러다 배가 뒤집힐지도 모르는데 그런 위험은 상관이 없는 모양이다.
저들에게 위험하다고 말해본들 소용이 없다.
뒤처져서는 안 되는 인생에서 중요한 길목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 모습 마치 관직을 놓고 사생결단 싸우는 정객들의 행태와 같다.
강 건너 저편 언덕 어디쯤엔가는 누가 내려다보고 있을 것만 같다.
빈 배[虛舟]가 와서 부딪쳐도 성내지 않고 빙그레 웃으면서 말이다.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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