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獨樂園記
志倦體疲 則投竿取魚 執衽采藥
決渠灌花 操斧剖竹 濯熱盥水
臨高縱目 逍遙徜徉 惟意所適
明月時至 淸風自來
行無所牽 止無所柅
耳目肺腸 卷爲己有
踽踽焉 洋洋焉
不知天壤之間 復有何樂
可以代此也
因合而命之曰獨樂
지권체피 즉투간취어 집임채약
결거관화 조부부죽 탁열관수
임고종목 소요상양 유의소적
명월시지 청풍자래
행무소견 지무소니
이목폐장 권위기유
우우언 양양언
부지천양지간 부유하락
가이대차야
인합이명지왈독락
마음이 권태롭고 몸이 피곤하면 낚싯대를 휘둘러 고기를 낚으며
옷자락 걷어쥐고 약초를 캐거나 도랑을 내어 꽃나무에 물을 주고
도끼로 대나무을 쪼개거나 한 대야의 물로 더위를 씻어버리거나
높은 곳에 올라 눈가는 대로 경치를 바라보고
이리저리 거닐며 오직 마음이 내키는 대로 하노라
때로 밝은 달이 떠오르고 맑은 바람이 절로 불어오면
이끄는 것이 없이 이끌려 가고 붙잡는 것이 없이 멈추게 되네
귀도 눈도 폐도 장도 모두 거두어 내 소유로 하게 되니
홀로 외롭게 걸어도 거칠 것 없이 넓도다
모르겠네 하늘과 땅 사이에 다시 어떤 즐거움이 있어
가히 이것을 대신할 수 있겠는지를
그런 까닭으로 이를 獨樂이라 이름한다
司馬君實 / 獨樂園記 중에서
- 踽踽: 우우하다(매우 외롭다)
- 司馬君實은 北宋 때 구법당(舊法黨)의 영수 司馬光의 字.
사마광은 왕안석(王安石)의 신법(新法)과 그의 개혁정치에 반대해
벼슬을 버리고 낙양(洛陽)으로 내려가 독락원(獨樂園)을 짓고 은거했다.
이때 지은 것이 <독락원기(獨樂園記)>이다.
그에 따르면 '독락'(獨樂)이란 홀로 즐기고 남을 돌아보지 않는 것이 아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전원을 떠나버려 어쩔 수 없이 혼자 즐기게 되는
지극히 겸손하면서도 자신에게만 허용된 즐거움을 의미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