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읽는 한시] 송어
안대회·성균관대 교수·한문학
송어(松魚)
팔딱팔딱 날아갈 듯 기운이 몹시 세어
열 자 높이 폭포조차 훌쩍 뛰어올라가네.
앞으로만 나가고 물러서지 못하나니
넓은 바다 푸른 파도는 영영 가지 못하리라.
潑潑如飛氣力多(발발여비기력다)
懸流十尺可跳過(현류십척가도과)
嗟哉知進不知退(차재지진부지퇴)
永失滄溟萬里波(영실창명만이파)
―안축(安軸·1282~1348)
고려 후기의 학자 근재(謹齋) 안축 선생이 영동 지방을 여행할 때 지었다. 동해안에서 많이 잡히는 송어는 5,6월이면 떼를 지어 강 상류로 올라와 알을 낳고 죽는다. 오로지 앞으로만 나가고 뒤로 물러서지 않는 송어에게 드넓은 바다를 헤엄치는 자유는 오지 않는다. 그것이 송어의 본능이지만 한사코 상류로 오르려는 억센 욕망이 남긴 비참한 결말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인생도 다르지 않다고 보기에 시인에게 연민과 한탄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높은 폭포도 훌쩍 뛰어오를 힘과 의지가 있을 때 조심할 일이다. 뒤로 한발 물러서는 퇴일보(退一步)의 태도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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