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國色天香 / 天香國色
天香夜染衣 國色朝酣酒
丹景春醉容 明月問歸期
천향야염의 국색조감주
단경춘취용 명월문귀기
밤에는 하늘의 향기가 옷깃을 적시는 듯하고
아침에는 나라 제일의 미녀가 술에 취한 듯한 빛깔
단경의 봄은 얼굴을 취한 듯 붉게 물들이고
밝은 달은 돌아갈 기약을 묻누나
李正封/唐 / 牡丹
- 丹景: 丹景山. 중국 사천(四川)성 팽주(彭州) 구롱(九隴)진, 일명 붕구(堋口)에 있는 산.
이 시로 인해 붕구(堋口)에서 생산되는 유명한 붕구주(堋口酒)는
'丹景春'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한다.
- 당(唐)나라 이준(李濬)의 ≪송창잡록(松窗 雜錄)≫에 이런 얘기가 전해온다.
당나라 대화(大和) 연간 개성(開成)에 정수이(程修已)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가 좋은 그림 하나를 얻어와 보였는데 모란을 그린 그림이었다.
황제가 시를 자못 좋아하여 수이에게 "요즘 장안에 전하는 모란을 읊은 시
가운데 누구의 것이 가장 뛰어난가" 하고 물었다.
수이가 "신이 듣기로 공경(公卿)간에 중서사인(中書舍人) 이정봉(李正封)의 시
(天香夜染衣 國色朝酣酒)를 많이 음상(吟賞)한다고 합니다"하고 대답하였다.
모란(牡丹)의 다른 이름인 동시에 절세의 미녀를 가리키는 '국색천향(國色天香)'
또는 '천향국색(天香國色)'이라는 말은 이 고사에서 유래한다.
여기서 천향(天香)은 모란의 향기(香氣)를, 국색(國色)은 그 빛깔을 각각 상징한다.
일설에 당(唐) 현종(玄宗)이 이정봉(李正封)의 시(詩)를 듣고 탄복해 양귀비(楊貴妃)에게
즉시 시에서 표현한대로 자세를 취해보라고 요구했다 한다.
그러나 이정봉(李正封)은 현종 사후의 인물이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
실상 총애하는 후궁에게 거울 앞에서 교태를 지어보이라고 주문한 것은
현종(제6대)이 아니라 당나라 제14대 황제 문종(文宗)이다.
이후 국색과 천향은 소인묵객들의 작품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소재가 되었다.
백거이(白居易)는 그의 시 <산석류화이십이운(山石榴花十二韻)>에서
"이때 국색(國色)을 만나니 어디에서 천향(天香)을 찾을까"(此時逢國色 何處覓天香)라고 읊었다.
또 남송(南宋) 시인 범성대(范成大)는 <지선형유제원간모란(至先兄遊諸園看牡丹)> 시에서
"국색천향의 구절을 알려고 한다면/모름지기 난간에 기대어 촛불 타는 것을 보아야 하리
"(欲知國色天香句 須是倚欄燒燭看)라고 노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