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

拍酒衝琴作許癡

bindol 2021. 3. 18. 07:08

拍酒衝琴作許癡

 

錦城東畔歇蹇驢 三尺玄琴識面初
白雪陽春彈一曲 碧天寥廓海天虛
檀園居士好風儀 澹拙其人偉且奇
誰敎白首山南客 拍酒衝琴作許癡
금성동반헐건려 삼척현금식면초
백설양춘탄일곡 벽천요곽해천허
단원거사호풍의 담졸기인위차기
수교백수산남객 박주충금작허치

 

금성 동편에 지친 노새를 쉬게 하고
석자 거문고로 처음 만남 노래하네
잔설 남은 따사로운 봄날 한 곡 뜯으니
푸른 하늘 아득해 하늘과 바다가 텅 빈 듯하네
단원거사는 풍채가 좋고 자세가 바르며
담졸 그 사람은 장대하고 기이했네
누가 흰머리의 늙은 나그네 영남 땅으로 이끌어
술잔 부딪히고 거문고 타 미치게 만들었나


滄海逸士 鄭瀾이 檀園 金弘道의 그림 檀園圖에 쓴 題詩


- 寥廓: 아득히 넓고 깊음.
- 癡: 어리석다. 미치다.

 

- <단원도(檀園圖)>는 단원이 경상도 안동부(安東府)의 안기역(安奇驛)
찰방(察訪)으로 있던 어느 날 찾아온 창해일사(滄海逸士) 정란(鄭瀾)에게 그려준 것이다.

제발(題跋)에 따르면 창해일사(滄海逸士)와 담졸(澹拙) 강희언(姜熙彦)이
1781년 4월 초하루 단원의 집 사랑방 들마루에서 진솔회를 열었다.

무릎 위에 거문고를 올려놓고 뜯고 있는 사람이 단원이고,
무릎을 세운 채 부채질을 하며 거문고 소리를 감상하고 있는 이가 담졸이다.
그 옆에 장단에 맞춰 시를 읊고 있는 이가 창해일사.


그림을 그린 것은 이로부터 3년 뒤인 1784년 섣달 입춘이 지난 지 이틀째 날.
단원은 진솔회를 열었던 그 해 46세로 생을 마감한 담졸을 기리며
이 그림을 그려 창해일사에서 주었다.


단원의 스승이었던 강세황은 <단원기(檀園記)>에서 김홍도에 대해
"성품이 거문고와 대금의 전아(典雅)한 음악을 좋아하여 매번 꽃피고
달 밝은 저녁이면 때때로 한 두 곡조를 희롱하여 스스로 즐겼다
(性且喜琴笛雅音 每當花月之夕 時弄一兩操以自娛)"고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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