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危機)’는 일반적으로 ‘위험한 고비’를 뜻하지만 실상은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위험(危)과 기회(機). 양 극단의 상반된 의미를 함께 품고 있으니 가히 ‘두 얼굴의 단어’라 할 만하다.
세계사를 주름잡은 위인들 가운데도 일찍이 이 단어의 역설적인 매력을 알아챈 이들이 적지 않았다.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윈스턴 처칠 영국 수상은 “낙관주의자는 위기 속에서 기회를 보고, 비관주의자는 기회 속에서 위기를 본다”며 위기 속에 숨은 ‘기회’의 의미를 포착해 전쟁으로 인해 지친 국민을 독려했다.
또 짧은 재임 기간 유독 많은 위기에 직면했던 존 F 케네디 제35대 미국 대통령도 “위기(Crisis)를 한자(漢字)로 쓰면 두 개의 단어가 나온다. 하나는 위험, 다른 하나는 기회다”고 말하며 위기 뒤에 찾아오는 기회를 잊지 말자는 메시지를 전하곤 했다.
위험을 기회로 반전시킨 가장 극적인 주인공은 “지금 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있사옵니다(今臣戰船尙有十二 금신전선상유십이)”라는 비장한 명문을 남긴 이순신 장군이다. 위험 한 가운데서 기필코 기회를 잡겠다는 굳은 결의의 정수(精髓)라 할 것이다.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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