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여 년 동안 유클리드 기하학은 확고불변했다. 그런데 마지막 다섯 번째 공리는 문장이 어렵다.
쉽게 바꾸면, "직선 밖의 한 점을 지나면서 이 직선에 평행한 직선은 하나뿐이다!"라는 평행선 공리다. 이 공리에 따라 삼각형 내각의 합은 180도다.
1800년대 이 당연한 공리에 대한 시비가 있었다. 만일 평행선 공리가 부정된다면 수학자들한테는 세상이 발칵 뒤집힐 일이었다. 결국 헝가리의 볼리아이와 러시아의 로바쳅스키가 뒤집었다. 평행선 공리를 증명하려다 오히려 평행선 공리를 부정하는 완전 다른 기하학 세상을 이룬 것이다. "직선 밖의 한 점을 지나면서 이 직선에 평행한 직선은 무수히 많다!" "삼각형 내각의 합은 180도보다 작다!" 말 안장처럼 오목한 쌍곡 공간에서는 그리 된다. 이는 천동설을 부정하고 지동설을 주창한 코페르니쿠스 전환과 같은 혁명이었다. 수학의 황제, 가우스는 그 혁명적 전환기를 이끌지 못하고 소극적으로 따라만 갔다. 하지만 가우스의 제자 리만이 정반대의 관점에서 또 뒤집었다. "직선 밖의 한 점을 지나면서 이 직선에 평행한 직선은 하나도 없다!" "삼각형 내각의 합은 180도보다 크다!" 둥그런 지구처럼 볼록한 타원 공간에서는 그리 된다. 청출어람이었다. 완벽주의자 가우스가 리만을 극구 칭찬했다. 황제였더라도 새로운 세계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원리는 그 세계의 산물이다.
세상은 가우스처럼 계산이 빠른 천재에 의해 서서히 개선되지 않는다. 볼리아이, 로바쳅스키, 리만처럼 생각이 다른 전환가에 의해 혁명처럼 도약한다.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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