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151> 게릴라전과 비정규전 : 왜 강할까?

bindol 2021. 4. 18. 04:20

두 낱말은 비슷한 말이면서 느낌이 그리 좋지 않다. 그런데 매우 강한 전법이다.

19세기 초 나폴레옹은 스페인을 침공해 왕을 생포하자 승리를 선언했다. 그런데 스페인 국민들이 무장투쟁을 벌이자 나폴레옹군은 퇴각했다. 스페인어로 비정규전을 뜻하는 게릴라의 유래다. 20세기에 들어 빨치산(Partisan)의 게릴라전은 세상을 붉게 물들였다. 미국의 지원까지 받은 장제스의 국민당 군대는 마오쩌둥의 공산당 군대와 비교해 막강한 군사력이 있었다. 하지만 공산당 군대의 게릴라 전법에 손들고 대만으로 쫓겨났다. 체 게바라와 피델 카스트로는 게릴라 활동으로 친미성향의 바티스타 정권을 전복시켰다. 1959년 공산국가 쿠바가 탄생했다. 쿠바혁명을 성공시킨 게바라는 쿠바를 떠나 볼리비아를 공산화시키려다 1967년 총살당했지만 게릴라의 아이콘으로 남았다.

베트남은 프랑스와의 전쟁에 승리해 1954년 독립을 쟁취했고, 미국과의 전쟁에 이겨 1975년 공산국가 통일을 이루었고, 1979년 중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해 국경을 지켰다. 전법은 게릴라전이었다. 이 모든 게릴라전을 지휘한 지압장군은 전쟁사에서 전략적으로 가장 탁월한 군인으로 등극했다. 적이 원하지 않는 시간에, 적이 원하지 않는 장소에서, 적이 원하지 않는 방법으로 싸운다는 지압의 3불(三不) 전략은 게릴라전의 핵심, 정수, 요체다.

게릴라전은 비정규적으로 기습한다. 정규전에만 익숙하면 감당이 안 된다. 게릴라를 조심해야 하지만 게릴라가 되라는 조언도 있다. '꿀벌과 게릴라'는 근면한 꿀벌보다 혁신하는 게릴라가 되라는 기업경영 지침서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