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하게 여겨지는 네 낱말 중 하나는 이 시대의 유행어다.
정말이란 단어는 한자인 정(正)과 순우리말인 말이 합쳐진 단어로 추정된다. 누군가가 '말'은 마알의 준말이며, 이를 마음의 알갱이라 풀이하니 재미있다. 속 마음에 가진 알갱이가 입을 통해 밖으로 나온다. 정말이란 바른(正) 마음의 알갱이다. 정말이야?란 그것이 속마음에 가진 알갱이냐? 아니면 그냥 겉으로 내뱉는 껍데기 말이냐는 뜻이다. 진짜라는 단어 역시 한자인 진(眞)과 순우리말인 짜가 합쳐진 단어로 추정된다. '짜'는 사람이나 것을 뜻하는 자(者)에서 유래한 것으로 짐작된다. 진짜야?란 허튼 가짜가 아니라 참된 것이냐는 뜻이다. 진짜(眞者)라면 참말로 말하는 것이다.
흠 없는(完) 구슬(璧)을 뜻하는 완벽은 사기(史記)의 완벽귀조(完璧歸趙)라는 고사성어에서 왔다. 전국시대에 조나라가 가진 구슬을 진나라에 빼앗길 뻔 했는데 아무 흠 없이 다시 조나라로 돌아왔다는 이야기다. 완벽하다는 것은 한 점의 티없이 빛나고 훌륭하다는 뜻이다. 완전(完全)은 집(宀) 안의 으뜸(元)과 집 안에 들여온(入) 빼어난 구슬(玉)이니 더할 나위 없이 좋다는 뜻이다. 완벽하게 좋은 완전은 언젠가부터 정말과 진짜를 제치고 가장 많이 쓰는 낱말이 되었다. TV의 어느 개그 프로에서 '완전 대박!'이란 말이 유행하고부터이다. 그래서 요즘 아이들은 정말 좋아, 진짜 좋아가 아니라 완전 좋아라고 한다. 어색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더할 나위 없는 구슬처럼 좋다는 뜻이니 틀린 말은 아니다.
하나로 표준화되고 고정된 낱말은 없다. 우리가 지금 쓰는 많은 낱말 역시 몇십 년 전에 쓰던 낱말과 많이 다르다. 낱말은 흐르고 바뀌기 마련이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95> 매체와 접점; 브랜딩이 다루는 것? (0) | 2021.04.19 |
---|---|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96> 전문가와 전문가; 어떤 사람이 될까? (0) | 2021.04.19 |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98> 한과 한 ; 무슨 한을 쓸 것인가? (0) | 2021.04.19 |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99> 윈윈과 상생 ; 무엇이 문제인가? (0) | 2021.04.19 |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100> 음과 성 ; 무슨 소리인가? (0) | 2021.04.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