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95> 매체와 접점; 브랜딩이 다루는 것?

bindol 2021. 4. 19. 05:09

브랜드 경영을 위해 필요한 것은 매체 관리일까? 접점 관리일까?

매체란 중간에서 매개하는(mediate) 것(體)이다. 직접 겪거나 보고 듣지 않아도 신문, 잡지, 방송, 인터넷 포털 등의 매체를 통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 수 있다. 매체에서 다루는 말과 글(言論)인 언론기사들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뉴스를 전해 주기 때문이다. 그런 일을 하는 곳이 언론사다. 매체사라고도 한다. 매체는 언론을 다루는 주체 관점의 용어이며, 언론은 매체가 다루는 내용 관점의 용어다. 매체사, 즉 언론사는 주로 광고 수입으로 먹고산다. 조선일보든 MBC든 네이버든 광고가 없으면 문닫아야 한다. 그러니 매체사와 광고주는 공생하는 관계다. 광고비에서 제작비보다 매체비가 훨씬 더 크므로 매체를 잘 활용해야 한다. 적은 비용으로 효율적으로 보다 큰 광고효과를 낼 수 있도록 머리 쓰는 것이 매체기획이다.

그런데 이러한 매체 광고는 광고 독자나 시청자 관점에서 볼 때에 광고하는 브랜드를 만나는 여러여러 접촉점들 중에 한 점에 불과하다. 접촉점, 즉 접점이란 소비자나 고객이 생활하면서 어떤 브랜드를 만나며 만지며 접하는 것이다. 매체에서 하는 광고, 언론에서 다루는 기사, 제품 포장, 제품 품질, 이벤트 활동, 간판, 길거리 포스터, 매장 판매인의 유니폼, 그들의 얼굴표정과 말 한마디, 전화했을 때 응대, 사람들이 평가하는 입소문 등 가지가지다. 고객의 브랜드 접촉점들을 세분화시켜 따지면 백 개도 넘는다.

광고를 하려면 매체관리만 잘하면 되지만 브랜드 경영을 하려면 고객을 둘러싼 다양한 접촉점들에 관해 섬세하게 기획하며 관리해야 한다. 그래서 브랜딩, 즉 브랜드 경영은 구체적으로 접촉점 관리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