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울 학(子-13)아닐 불(一-3)할 수 있을 가(口-2)그칠 이(人-3)뿐 이(己-0)
'순자'의 첫 편은 '勸學(권학)'이다. 그 첫머리에 "學不可以已"(학불가이이) 곧 "배움은 그만둘 수 없는 것이다"라는 말이 나온다. 배우지 않으면 선비 노릇, 관리 노릇, 정치가 노릇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뜻이다.
제 몸을 닦거나 집안을 가지런히 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묻고 배워야 하는데, 하물며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경영하려는 이라면 어떠하겠는가? '관자'에는 환공이 관중에게 정치적으로 중요한 일마다 묻는 대목이 꽤 많이 나온다. 제나라가 부강해지고 환공이 패자가 된 것은 관중이라는 현명한 재상에게 묻고 그 의견을 경청했기 때문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환공도 즉위 초기에는 관중의 의견을 자주 묵살했다.
환공이 즉위한 지 2년에 혼란이 더 심해지자 관중에게 물었다. "군대를 정비해야 되겠소."
관중이 말했다. "안 됩니다."
환공은 그 말을 듣지 않고 군대를 정비하기 시작했다. 환공이 宋夫人(송부인)과 뱃놀이를 하며 술을 마셨는데, 송부인이 뱃전을 흔들어 환공을 놀렸다. 환공이 무서워서 그만두라고 했으나, 그만두지 않고 더욱 흔들었다. 환공이 아주 화가 나서 송부인을 내쫓아 송나라로 보내자, 송나라에서는 송부인을 蔡(채)나라 제후에게 개가시켰다. 이듬해에 환공이 성내며 관중에게 물었다.
"송나라를 정벌하고자 하오."
"안 됩니다. 내정이 가다듬어지지 않았는데 바깥일을 일으키면 성공하지 못한다고 들었습니다."
환공은 듣지 않고 송나라를 공격했다. 제후들이 군사들을 일으켜 송나라를 도왔으므로 제나라는 크게 패했다. 환공은 더욱 군사력을 길렀다. 3년이 지난 뒤, 환공이 노나라를 칠 준비를 하면서 말했다. "노나라와 과인의 나라는 가까이 있고, 송나라를 구원하는 군대가 빨리 출동하니, 과인은 노나라를 치려고 하오."
관중이 말했다. "안 됩니다. 신이 듣기에, 땅을 가진 군주가 군사력에 힘쓰지 않고 쓴소리를 꺼리지 않으며 잘못을 거들지 않으면 사직이 안정되고, 군사력에만 힘쓰고 쓴소리를 꺼리며 잘못을 거들면 사직이 위태롭다고 했습니다." 환공은 듣지 않고 군사를 일으켜 노나라를 치려고 長勺(장작)에 이르렀다. 노나라 莊公(장공)이 제나라 군사와 맞서 싸워 제나라를 크게 깨뜨렸다. 환공이 말했다.
"우리 군사가 너무 적었구나! 우리가 세 배 많았다면 노나라 군대를 포위했을 것이니, 그러면 그들이 어찌 우리를 막을 수 있었겠는가?"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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