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일(一-0)사람 인(人-0)갈 지(丿-3)다스려질 치(水-5)
- 어지러워질 란(乙-12)있을 재(土-3)그 기(八-6)마음 심(心-0)
환공은 덕이 모자란 데다 성질까지 급한 인물이었음이 분명하다. 패배의 원인을 제대로 분석할 줄도 몰랐다. 그저 군사력을 기르기만 하면 적국을 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 참으로 순진하기 짝이 없다. 더구나 관중이 간언했음에도 듣지 않았으니, 어찌 이길 수 있었겠는가? 그 뒤에도 환공은 관중의 말을 계속 듣지 않았다가 거듭 곤란한 지경에 처했다. 포숙이 환공에게 관중의 말을 듣고 따라야 한다고 계속 설득해서야 비로소 관중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 있었다.
환공이 포숙의 의견을 듣고 관중의 말을 경청하지 않았다면, 패자는커녕 나라를 존속시키는 일조차 어려웠을 것이다. 나라를 쇠망의 지경으로 내모는 것은 결코 적국이 아니다. 군주 자신의 부덕과 무능에 더 큰 원인이 있다. 그래서 배워야 한다. 큰일을 하려면 더욱 깊고 넓게 배워야 한다. 배우되 제대로 알고 익히도록 애써야 한다. 설익은 채로 써먹으려다가는 도리어 일을 그르치고 자신과 나라를 위태롭게 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배움에 힘쓰고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려 애쓴 군주나 군자는 오롯이 체득했는지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가? 그 자신이 새로워졌다는 것을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가? 가까이하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집안사람들을 잘 이끌며 집안을 가지런히 하고 있는지, 나라가 잘 다스려지고 백성들이 편안해 하는지, 천하가 태평한지 따위를 통해 확인할 수 있고 확신할 수 있다. 싸잡아 말하면, 다른 사람들이나 백성을 살피면 된다.
'관자' '七臣七主(칠신칠주)'에서는 "一人之治亂在其心, 一國之存亡在其主(일인지치란재기심, 일국지존망재기주)" 곧 "한 사람이 바르게 되느냐 그릇되느냐는 그 마음에 달렸고, 한 나라가 존립하느냐 멸망하느냐는 그 군주에게 달렸다"고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천하의 득실이 한 사람에게서 나온다. 군주가 농업을 좋아하면 백성도 황무지를 개간하기 좋아하고, 군주가 재화를 좋아하면 사람들이 저자에서 상업을 즐겨 하고, 군주가 궁실 짓기를 좋아하면 공인들과 장인들의 기술이 정교해지고, 군주가 아름다운 무늬를 좋아하면 여공들이 화려함을 좇는다. 무릇 초나라 왕이 가는 허리를 좋아하니 미인들이 먹는 것을 줄였고, 오나라 왕이 검술을 좋아하니 온 나라 전사가 죽음을 가벼이 여겼다. 죽거나 굶는 일은 천하 사람들이 다 싫어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렇게 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군주가 좋아하는 것을 따르기 위해서다. 하물며 군주가 유쾌한 음악만 즐긴다면, 어떻게 백성들이 교화되겠는가?"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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