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 모(毋-1)겨레 친(見-9)당길 만(手-7)머무를 류(田-5)
조나라는 廉頗(염파)를 장군으로 삼아 진나라를 치도록 했다. 염파는 진나라 군대가 아무리 싸움을 걸어와도 맞서지 않고 지키기만 했다. 이때 진나라에서 첩자를 이용해 이런 말을 퍼뜨렸다.
“진나라가 두려워하는 일은 오직 마복군 조사의 아들 조괄이 장군이 되는 것이다.”
이에 조나라 왕이 염파 대신 조괄을 장군으로 삼으려 했다. 인상여가 조괄은 병법을 책으로만 읽었을 뿐 사태의 변화에 대처할 줄 모른다며 말렸다. 그러나 왕은 듣지 않고 조괄을 장군으로 삼았다. 조괄이 떠나려 하자, 그 모친이 왕에게 글을 올려 말했다.
“제 아들을 장군으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왕이 불러서 “무엇 때문이오?” 하고 물었다. 조괄의 모친이 대답했다. “예전에 제가 조괄의 아비와 살 때, 아들의 아비는 장군이었습니다. 그가 직접 먹여 살리는 이가 수십 명이고, 벗이 된 사람은 수백 명이었습니다. 왕께서 상으로 내려준 물품은 모두 군대의 관리들에게 주고, 출전 명령을 받으면 그날부터 집안일은 돌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제 아들은 하루아침에 장군이 되어 동쪽을 향해 앉아서 부하들의 인사를 받게 되었지만, 군대의 관리 가운데 누구도 제 아들을 우러러보지 않습니다. 왕께서 내려주신 돈과 비단을 가지고 와서는 집에 잘 갈무리해두고 날마다 이익이 될 만한 집이나 땅을 둘러보고는 사들입니다. 왕께서는 괄이 그 아비와 같으리라 생각하십니까? 아비와 자식은 마음 씀씀이가 다릅니다. 부디 왕께서는 제 아들을 보내지 마십시오!”
왕이 말했다.
“부인은 더 이상 말하지 마시오. 나는 이미 결정했소!”
조괄은 염파를 대신하자 곧바로 군령을 모두 바꾸고 군대의 관리들을 다 교체했다. 진나라 장군 白起(백기)는 이 소식을 듣자 기병을 보내 거짓으로 달아나는 척하면서 조나라 군대의 식량 보급로를 끊어 조나라 군대를 둘로 나누었다. 병사들의 마음이 조괄에게서 떠나기 시작했다. 40여 일이 지나자 조나라 군사들은 굶어죽기 시작했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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