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190> 孟母三遷

bindol 2021. 6. 5. 05:42

- 성 맹(子-5)어미 모(母-0)석 삼(一-2)옮길 천(辵-12)

 

지난 189회 ‘한비자’에 나온 글의 뜻은 이렇다.

“자식을 사랑하는 자는 자식에게 자애롭고, 생명을 중시하는 자는 자신의 몸에 자애롭고, 공적을 귀하게 여기는 자는 자신의 일에 자애롭다. 자애로운 어미는 어린 자식이 행복해지도록 힘쓰는데, 어린 자식이 행복해지도록 힘쓸 때면 재앙을 제거하는 일에 힘쓰고, 재앙을 제거하는 일에 힘쓰면 사려가 깊어지고, 사려가 깊어지면 사리를 터득하고, 사리를 터득하면 반드시 공을 이루고, 반드시 공을 이루면 행동할 때 망설이지 않으니, 망설이지 않는 것을 ‘용기’라 한다.”

남녀 사이의 사랑이든 부모와 자식 사이의 사랑이든 벗끼리 갖는 사랑이든 사랑이면 다 좋은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눈이 멀게 된다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생각을 하지 못하게 된다면, 그래도 좋다고 할 것인가? 한비자는 사려가 깊어야 하고 사리를 터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려가 얕고 사리를 알지 못하면, 도리어 사랑하는 이를 해치거나 망칠 수 있다.

부모의 경우에는 더욱더 그렇다. 자식을 위하는 마음에 물불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위험 따위는 돌아보지 않으면서 아무런 망설임 없이 뛰어드는 것이 참된 용기가 되려면, 깊은 사려와 이치를 따지는 냉철함이 전제되어야 한다.

흔히 자식 교육에서 환경의 중요성을 말할 때면 ‘孟母三遷之敎(맹모삼천지교)’를 든다. 맹자의 모친이 어린 맹자를 가르치기 위해서 묘지 근처에 살다가 시장 근처로 이사하고, 다시 시장 근처에서 학당 근처로 이사한 일을 두고 한 말이다. 교육에서 환경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주는 고사인데, 이런 환경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부모의 생각과 언행이다.

실제로 맹자의 교육에서 중요했던 것은 그 모친의 생각과 언행이었다.

예나 이제나 사람은 다른 동물과 달라서 독립하여 스스로 살아가는 데 오랜 시일이 걸린다. 20대가 되어 자립하거나 혼인을 하기 전에는 부모와 함께 살아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부모의 언행을 통해 그 생각을 공유하게 된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