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끊을 단(斤-14)베를 짤 직(糸-12)
서로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부모는 자식에게 영향을 끼치고 자식은 부모를 닮아간다. 부모가 애써 가르치려 한 것보다도 부모가 평소에 늘 그리고 무의식중에 말하고 보여주었던 언행이 더 크게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자식이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면 먼저 그 부모가 바른 생각을 지니고 언행을 삼가면서 스스로 훌륭한 사람이 되도록 애써야 한다. 그 자신은 소인답게 굴면서 자식에게 군자나 대인이 되라고 가르치는 것은 요행수를 바라는 일이다.
맹자의 모친이 아들을 가르친 방식이나 태도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일화가 둘 있다. 전한 시대의 학자인 劉向(유향, 기원전 77∼기원후 6)이 편찬한 ‘列女傳(열녀전)’에 나온다.(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열녀’는 “정절을 지킨 여인들”을 뜻하는 ‘烈女(열녀)’와 아주 다른 뜻으로 쓰였다. ‘열녀전’에서는 “여러 여인들” 또는 “훌륭한 여인들을 줄지어 놓았다”는 뜻을 담고 있을 뿐이다. 이를 후대에 ‘烈女(열녀)’로 둔갑시켜 이 책을 여성에 대한 인식을 왜곡시키는 데 이용하기도 했다.)
맹자는 어렸을 때, 학문을 닦기 위해서 다른 곳에 가 있었다. 그런데 도중에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와버렸다. 그때 모친은 베를 짜고 있었다. 모친이 물었다.
“배움이 어디까지 이르렀느냐?”
맹자가 대답했다.
“그저 그렇습니다.”
맹자의 모친은 베를 칼로 잘라버렸다. 맹자가 두려워하며 그 까닭을 묻자, 모친이 대답했다.
“子之廢學, 若吾斷斯織也. 夫君子學以立名, 問則廣知. 是以居則安寧, 動則遠害. 今而廢之, 是不免於廝役, 而無以離於禍患也. 何以異於織績而食, 中道廢而不爲? 寧能衣其夫子, 而長不乏糧食哉? 女則廢其所食, 男則墮於脩德, 不爲竊盜, 則爲虜役矣.”(자지폐학, 약오단사직야. 부군자학이입명, 문즉광지. 시이거즉안녕, 동즉원해. 금이폐지, 시불면어시역, 이무이리어화환야. 하이이어직적이식, 중도폐이불위? 녕능의기부자, 이장불핍양식재? 여즉폐기소식, 남즉타어수덕, 불위절도, 즉위노역의)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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