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룰 성(戈-3)가르칠 교(攴-7)에서 어(方-4)나라 국(囗-8)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대개 맹목적이다. 맹목적이라는 것은 오로지 ‘아끼고 위하는 애정’만 있다는 뜻이다. 옳고 그름, 잘함과 못함 따위를 헤아려서 판단하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고가 결여되어 있어 치우치기 쉽다는 뜻이기도 하다. 남이 내 자식의 나쁜 점을 지적하면 벌컥 화를 내며 항변하고 감싸기만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맹목적이니 스스로 자식의 잘잘못을 가려내지 못한다. 자식의 잘잘못을 가려내지 못하니, 나쁘게 될 싹이 자라고 있는 줄을 또 어찌 알겠는가?
나 자신이 바른 마음을 지니지 못해서 그릇되게 판단하고 행동하면서 오로지 눈먼 애정 하나로 자식을 가르치고 이끌어도 자식이 잘 되리라 믿는다면, 또 먼 훗날 부모인 자신들을 잘 봉양하며 집안을 잘 이어가리라 믿는다면, 그거야말로 迷信(미신)이다. 요행스럽게도 그 자식이 부모를 버리지 않고 집안을 이어받았다 하더라도 덕을 닦지 않고 자신을 바로 세우지 않은 사람일 터인데, 어찌 집안의 미래를 장담할 수 있겠는가?
인간의 역사를 돌아보라. 悖德(패덕)하거나 不德(부덕)한 집안이 3대를 넘기는 경우가 얼마나 되던가? 그래서 “身不修不可以齊其家”(신불수불가이제기가) 곧 “몸을 닦지 않으면 집안을 가지런히 알 수 없다”고 말한 것이다.
그러면 집안을 가지런히 해서 무얼 하려는가? 이에 대한 대답이 11장에 나온다. 먼저 11-1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所謂治國必先齊其家者, 其家不可敎而能敎人者無之. 故君子不出家而成敎於國. 孝者, 所以事君也; 弟者, 所以事長也; 慈者, 所以使衆也.”(소위치국필선제기가자, 기가불가교이능교인자무지. 고군자불출가이성교어국. 효자, 소이사군야; 제자, 소이사장야; 자자, 소이사중야)
“이른바 ‘나라를 다스리려면 반드시 먼저 집안을 가지런히 해야 한다’는 것은 제 집안에서 가르치지 못하면서 남을 가르칠 수 있는 자는 없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집을 나서지 않고도 그 가르침을 나라에서 이룬다. 효도란 군주를 섬기는 바탕이고, 깍듯함은 어른을 섬기는 바탕이며, 자애는 뭇 사람을 부리는 바탕이다.”
고전학자
'정천구의 대학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195> 家族이 怨讐 (0) | 2021.06.05 |
---|---|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194> 孝弟慈 (0) | 2021.06.05 |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192> 夫婦之道 (0) | 2021.06.05 |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191> 斷織 (0) | 2021.06.05 |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190> 孟母三遷 (0) | 2021.06.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