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순할 의(宀-5)그 기(八-6)집 가(宀-7)사람 인(人-0)
11-5에서 첫째 시는 ‘시경’ ‘周南(주남)’의 <桃夭(도요)>에 나오는 구절이다. 夭夭(요요)는 어리고 예쁘다, 싱싱하다는 뜻이다. 蓁蓁(진진)은 잎이 우거지다는 뜻이다. 歸(귀)는 시집가다는 뜻이다. 宜(의)는 알맞게 어울리거나 사이좋게 지내다는 뜻으로, 우리말로는 마땅하다, 구순하다로 풀이된다. 家人(가인)은 시집 사람들을 이른다. 둘째 시는 ‘시경’ ‘小雅(소아)’의 <蓼蕭(육소)>에 나오는 구절이다. 셋째 시는 ‘시경’ ‘曹風(조풍)’의 <鳲鳩(시구)>에 나오는 구절이다. 儀(의)는 몸가짐, 모양새를 뜻한다. 忒(특)은 법도나 도리에 어긋나다는 뜻이다. 法(법)은 본받다, 본보기로 삼다는 뜻이다.
앞서 11-4에서는 군자가 자신에게 덕을 갖추고 자신의 허물을 먼저 없애는 일, 또 자신을 먼저 돌아보고 아는 일에 대해서 말했는데, 여기서는 집안사람들과 구순하게 지내는 일에 대해 말하고 있다. 무슨 관련이 있는가?
자신을 닦는 공부를 한 효과는 가장 먼저 집안에서 나타난다. 또 그래야 마땅하다. 만약 집안 사람들이나 친척들 사이에서는 전혀 효과가 없으면서 밖에 나가 다른 사람을 만날 때 그 효과가 나타난다고 한다면, 터무니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물론 집안에서도 나의 공부, 나의 길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런 경우라면 앞서 맹자가 말했듯이 아직 나 자신의 공부가 충분히 무르익지 않았기 때문인지, 아니면 나의 피붙이지만 소인이기 때문인지 잘 살피면 된다.
나 자신이 군자라면 집안에 소인이 있다 해도 서로 어그러지지 않는다. 군자가 먼저 소인을 살피고 알맞게 대하기 때문이다. 어차피 소인은 군자를 이해하지 못할뿐더러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하물며 살피려 하겠는가? 소인은 남을 알려고 하기보다 남이 먼저 자신을 알아주기 바라는 존재이므로 눈치를 살피는 데 익숙하다. 그러므로 군자가 먼저 그 마음을 살피고 토닥거려주어야 하고, 또 그렇게 한다면 소인도 곧잘 따른다. 만약 소인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탓하거나 응등그러져서 볼멘소리를 하는 사람이라면, 그는 결코 군자가 아니다. 그런 사람은 공부를 한다고 해도 여전히 소인에 지나지 않는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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