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물 과(辵-9)말 이을 이(而-0)능할 능(肉-6)고칠 개(攴-3)사람 자(老-5)
계문자는 맹헌자에게 이 일을 알렸고, 맹헌자는 중손타를 7일 동안 가두었다. 그 뒤로 중손타의 첩이 입는 옷은 거친 베옷에 지나지 않았고, 그 말이 먹는 사료도 가라지 같은 잡초에 지나지 않았다. 계문자가 이를 전해 듣고 “過而能改者, 民之上也.”(과이능개자, 민지상야) 즉 “허물을 알고 고칠 줄 아는 사람은 백성들의 윗사람이라 할 만하다”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중손타를 상대부로 승진시켰다.
이 일에서 세 인물의 뛰어난 덕을 엿볼 수 있다. 첫째는 재상으로서 백성을 생각하며 스스로 검소한 생활을 할 뿐만 아니라 집안사람들까지 잘 따르도록 한 계문자, 둘째는 잘못을 알고 고칠 줄 안 중손타, 셋째는 어리석고 모자란 자식을 엄히 다스려서 일깨운 맹헌자다. 그들이 집안을 어떻게 가지런히 하는지를 통해서 노나라 정치를 오랫동안 도맡아 하게 된 까닭을 짐작할 수 있다.
두 번째 이야기다. 노나라 대부 季悼子(계도자)의 손자인 公父文伯(공보문백)이 조정에서 돌아와 모친에게 문안인사를 올리는데, 마침 모친이 길쌈을 하고 있었다. 이에 공보문백이 말했다.
“집안에 제가 있는데도 어머님께서 아직 길쌈을 하고 계시니, 종손인 季康子(계강자)가 노여워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제가 어머님을 제대로 모시지 않는다고 여길 것입니다.”
그러자 그의 모친이 탄식하며 말했다.
“노나라는 망하겠구나! 너처럼 철없는 자가 관직에 있기 때문이다. 관리의 도리에 대해 아직 듣지 못했느냐? 앉거라. 내 너에게 일러주겠다. 옛날 성군은 백성들을 다스릴 때 척박한 땅을 골라 그들이 살게 했고, 백성들을 힘들게 한 뒤에 등용했기 때문에 오랫동안 천하의 왕 노릇을 할 수 있었다. 무릇 백성들은 힘들어야 생각하고, 생각해야 착한 마음이 생긴다. 반대로 편안하면 음탕해지고, 음탕해지면 착한 마음을 잊으니, 착한 마음을 잊으면 나쁜 마음이 생긴다. 비옥한 땅에 사는 백성 가운데 재목감이 없는 것은 편안함 때문이고, 척박한 땅에 사는 백성 가운데 의롭지 않은 이가 없는 것은 힘들여 일하기 때문이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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