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석 육(八-2)일으킬 흥(臼-9)
관중은 사상가라기보다는 행정가요 정치가다. 중국인들이 역사상 가장 뛰어난 정치가로 관중을 꼽는 데서도 그 점은 확인된다. 비록 ‘관자’가 전해지면서 그를 사상가로 간주하기도 하지만, 그의 사상은 어디까지나 실제 정치와 행정에서 나왔고 또 입증된 것이다. 바로 그 점이 ‘관자’를 매우 풍부하고 다채롭게 만들었다. 특히 경제와 군사, 법률, 자연과학, 심성의 수양까지 두루 다루고 있는 것도 실제 정치나 행정을 하면서 그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므로 정치의 요체가 무엇인지도 아주 잘 간파하고 있었다.
‘관자’ ‘五輔(오보)’에서 관중은 “得人之道, 莫如利之; 利之之道, 莫如敎之以政”(득인지도, 막여리지; 리지지도, 막여교지이정) 곧 “민심을 얻는 방법으로는 백성을 이롭게 하는 것보다 나은 게 없고, 이롭게 하는 방법으로는 정치로써 가르치는 것보다 나은 게 없다”고 했다. 이로움이란 먹을 양식과 입을 옷 따위를 풍족하게 해주는 것, 즉 생계를 보장해주는 것을 이른다. 생계가 보장되어야 백성들이 예절을 알고 법도도 준수하며 법령을 어기지 않아 나라가 잘 다스려지기 때문이다. 관중이 나라를 부유하게 만들려고 애쓴 까닭이 여기에 있다. 그런데 나라를 부유하게 하기 위해서는 군주나 관리들이 덕을 먼저 갖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관자’ ‘오보’에 ‘六興(육흥)’이란 게 나온다. 백성의 윤택한 삶을 위한 주요 정책을 여섯 가지로 나열한 것이다. 첫 번째는 이렇다. “辟田疇, 利壇宅, 修樹蓺, 勸士民, 勉稼穡, 修牆屋, 此謂厚其生.”(벽전주, 리단택, 수수예, 권사민, 면가색, 수장옥, 차위후기생) “밭을 개간하고 살기 좋은 집을 짓고 수목을 심고 사민들을 일깨우고 농사에 힘쓰게 하고 담장과 지붕을 수리하게 하는 것이니, 이를 생활을 윤택하게 한다고 한다.”
두 번째는 이렇다. “發伏利, 輸墆積, 修道途, 便關市, 愼將宿, 此謂輸之以財.”(발복리, 수체적, 수도도, 변관시, 신장숙, 차위수지이재) “잠재된 자원을 개발하고 쌓인 재화를 나르고 길을 닦고 관문과 시장을 편리하게 하고 사람을 보내고 맞이하는 일을 삼가는 것이니, 이를 재물을 나른다고 한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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