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열전

[이한우의 간신열전] [87] 영예와 치욕도 분간 못하는 간신

bindol 2021. 6. 9. 03:43

[이한우의 간신열전] [87] 영예와 치욕도 분간 못하는 간신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순자(荀子)의 말이다.

“새끼 돼지도 호랑이를 건드리지 않고 강아지도 멀리 혼자 가서 놀지 않는데 그것은 그의 어미를 잊지 않기 때문이다. 걱정으로 그 자신을 잊고 안으로는 그의 부모를 잊고 위로는 그의 임금을 잊은 사람은 개돼지만도 못한 자다. 남과 다투는 사람은 반드시 자기가 옳고 남은 그르다고 여긴다. 자기는 진실로 옳고 남은 진실로 그르다면 곧 자기는 군자이고 남은 소인인 것이다.”

“그는 지혜가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보다 큰 어리석음은 없다. 그는 이익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보다 큰 손해는 없다. 그는 영예로운 일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보다 큰 치욕은 없다. 그는 편안해질 일이라고 여길지 모르지만 이보다 큰 위해(危害)는 없다.”

순자의 이 글을 읽으며 당장 떠오른 인물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다. 자기로 인해 온 가족이 쨌거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도 본인은 잘났다고 책을 내고 베스트셀러가 됐다고 떠들어대고 독자와의 만남을 추진 중이라 한다.

 

그런데 내로남불 정권에는 이런 인성은 DNA라 조국 전 장관 한 명으로 그치질 않는다. 건물 투기로 자기가 모시던 ‘주군’에게 큰 타격을 안겼던 김의겸 의원이 뜬금없이 “한동훈은 허화평”이라고 했다가 “그럼 당신은 허문도냐”라는 역공을 당했다.

시선이 1979년 12월 12일에서 화석처럼 굳어버린 김 의원의 퇴행(退行)이 한심하기에 앞서 이 모든 업보를 어떻게 감당하려는지 혀를 차지 않을 수 없다. 순자는 또 말했다. “나는 새나 쥐나 짐승에 속하는 자들로 치부해 버리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다. 그의 형체가 사람인 데다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감정도 대부분 남들과 같기 때문이다.” 도저히 언론인이라 볼 수 없는 행태를 보이며 권력에 몸을 던지고 권력에 기대어 ‘부동산 투기’를 하고 다시 국민 앞에 낯 두껍게 선 김의겸 의원. 순자의 말을 읽고 또 읽어 깊이 곱씹어 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