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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운의 漢字 이야기-조강지처(糟糠之妻) 불하당(不下堂)

bindol 2021. 6. 26. 19:29

조강지처(糟糠之妻) 불하당(不下堂). 빈천지교(貧賤之交) 불가망(不可忘)

“가난하고 천(賤)할 때의 친구(親舊)는 잊지 말아야 하며 ,

술 찌거미와 겨로 끼니를 이을 만큼 구차(苟且)할 때

함께 고생(苦生)하던 아내는 버리지 말아야 한다.”는 고사(故事)이다.

 

옛 말에 삼순구식(三旬九食)이란 말이 있다. 30일(日) 동안에 아홉 끼 밖에 먹지 못하는 아주 가난한 삶을 이르는 말이다.

우리는 몹시 가난하고 고생했을 때 함께 고생하고 생사고락(生死苦樂)을 같이한 부인을 조강지처(糟糠之妻)라 한다는 것은 대부분(大部分) 알고 있다.

 

그렇지만 조강지처의 뜻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어렴풋할 것이다. 조(糟)는 술을 빚고 난 찌끼, 지게미를 말하며, 강(糠)은 소나 돼지가 주로 먹이로 사용하는 쌀겨를 가리키는 말이다.

 

옛 날 가난한 시절(時節) 음식(飮食)이 귀(貴)할 때 이것으로 끼니를 때웠다. 아주 살기가 어려웠을 때 거친 음식을 나누며 고생을 함께한 아내는 그만큼 소중(所重)한 존재(存在)다. 그래서 예로부터 조강지처 버려서 잘 되는 사람 없다고 했다.

"조강지처"란 말은 전한(前漢)을 찬탈(簒奪)한 왕망(王莽)을 멸(滅)하고 유씨(劉氏) 천하(天下)를 재흥(再興)한 후한(後漢) 광무제(光武帝) 때의 일이다.

 

건원(建元) 2년, 당시(當時)  감찰(監察)을 맡아보던 대사공(大司空 ) 송홍(宋弘)은 온후(溫厚)한 사람이었으나 강할 정도(程度)로 강직(剛直)한 인물(人物)이기도 했다.

어느 날, 광무제는 미망인(未亡人)이 된 누나인 호양공주를 불러 신하(臣下) 중 누구를 마음에 두고 있는지 그 의중(意中)을 떠보았다.

 

그 결과(結果) 호양 공주(公主)는 당당(堂堂)한 풍채(風采)와 덕성(德性)을 지닌 송홍 에게 호감(好感)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후(後) 광무제는 호양공주를 병풍(屛風) 뒤에 앉혀 놓고 송홍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끝에 이런 질문(質問)을 했다.

“흔히들 고귀 해지면 천할 때의 친구를 바꾸고, 부유(富裕)해지면 가난할 때의 아내를 버린다고 하던데 인지상정(人之常情)아니겠소?”

그러자 송홍은 이렇게 대답(對答)했다.

“폐하(陛下), 황공(惶恐)하오나 신(臣)은 ‘가난하고 천할 때의 친구는 잊지 말아야 하며[貧賤之交 不可忘], 술재강과 겨로 끼니를 이을 만큼 구차할 때 함께 고생하던 아내는 버리지 말아야 한다[糟糠之妻 不下堂]’고 들었사온데 이것은 사람의 도리(道理)라고 생각되나이다.

 

”이 말을 들은 광무제와 호양 공주는 크게 실망(失望)했다고 한다.

범엽(范曄)이 쓴 '후한서(後漢書)' 송홍전에 실린 내용(內容)이다.

 

지난달 21일은 부부(夫婦)의 날이다. 그러나 안타  깝게도 오랜 기간(期間) 같이 생활(生活)을 한 60대 이상(以上) 부부의 이혼(離婚)이 늘어난다고  보도(報道)됐다.

 

20년 이상 결혼(結婚)을 지속(持續)하다 이혼하는 황혼이혼(黃昏離婚)은 20년 사이 14배(倍) 증가(增加)했다고 한다

의학(醫學)의 발달(發達)로 우리생명(生命)은 이제 백세(百歲) 시대(時代)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부부의 인연(因緣)은 불가(佛家)에서 오백겁(劫)  혹은 칠천겁(劫) 만에 만나는 소중한 인연 이라고 한다.

우리는 평소(平素)에 많은 수량(數量)아나 많은 량을  표현(表現) 할 때 겁 나게 많다고 들 한다.

바로 그 겁(怯)은 하늘 나라에 있는 선녀(仙女)가 삼년에 한번씩 머플러 정도의 아주 가벼운 천의(天衣)를 입고 사바(娑婆) 세계(世界)에 내려와서 사방(四方) 사십리(四十里)나 되는 큰 바위를 스치고 지나가 그 바위가 다 달아 없어 질 때 까지의 기간을 일겁 즉 불석겁(佛石劫)이라고 한다.

 

교자겁(芥子劫)은 사방 사십리나 되는 상자에 교자씨를 가득 채우고 위와 같은 방법으로 삼년에 한 알씩 가져가 교자씨가 다 없어 질 때 까지의 기간을 일겁 즉 교자겁 이라고 한다.

차마 숫자로는 헤아리지 못 할 오랜 기간을 뜻한다.

 

부부는 어떻게 보면 이별이나 사별을 하게 되면 내생에 라도 다시 한번 만나고 싶더라도 다시 만나지 못한다는 수식(數式)이 성립(成立)된다.

우리는 그런 소중한 인연을 백년해로(百年偕老)  오랜기간 함께 고락을 같이 하고,  그리고  해로동혈(偕老同穴) 이 세상을 하직 할 때 또한 삼척토(三尺土)  한 무덤에  함께 묻혀 천수(天壽)를 다하는 것이 진정(眞正)한 소중한 부부의 인연이 아닌가 되 집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