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의 간신열전] [92] 소인은 비이부주한다더니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논어’에서 공자가 말하기를 “군자는 주이불비(周而不比)하고 소인은 비이부주(比而不周)한다”고 했다.
이 말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비(比)와 주(周)의 뜻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비(比)에는 여러 가지 뜻이 있지만 여기서는 친비(親比)라고 할 때의 비(比)다.
풀면 사사롭게 가까운 사람을 따른다는 뜻이다.
사람을 보는 기준이 친하냐 아껴주느냐[親愛(친애)]에 따라 정해진다.
요즘 식으로 표현하면 ‘내로남불’을 척도로 삼아 처신하는 것이다.
반면에 주(周)는, 뜻을 새길 때 조심해야 할 것이,
좋은 사람, 안 좋은 사람 가리지 않고 두루 가까이한다는 말이 아니다.
이때 두루 한다는 것은 도리를 척도로 삼아 도리에 맞으면 네 편,
내 편 안 가리고 그 사람을 받아들이고 그 사람의 말을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물론 도리에 맞지 않으면 내 편의 말이라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를 보완해주는 공자의 말 하나가 있다.
“군자는 말이 좋다고 해서 그 사람을 인정해주지 않고
사람이 안 좋다고 해서 그의 좋은 말까지 내버리지는 않는다.”
얼마 전 출간된 권경애 변호사의 책 ‘무법의 시간’에는 항목 중에 ‘김남국의 선택’이 있다.
책이 전하는 권 변호사와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의 대화 중 일부다.
때는 조국 장관 임명 며칠 후였다.
(권) “결국 임명하셨네.” (김) “네. 임명 안 하실 줄 알았는데.”
이는 김 의원도 조국 장관 임명이 무리라고 생각했다는 뜻이다.
다시 이야기는 이어진다.
(권) “우리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지.
” (김) “그래도 저는 진영을 지켜야죠.
조국 장관님을 수호해야죠.”
김 의원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조국 전 장관의 사진을 머리맡에 두고 자기 전에 기도한다”
고까지 했던 김 의원은 어느새 조국 사태와 관련해 현행법 위반을 했으면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이재명 경기지사의 사실상 수행실장으로 변신했다.
이야말로 ‘비이부주(比而不周)’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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