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入의 자형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땅 속에 박아 놓은 막대나 뾰족한 물건을 그렸다고들 하지만 동굴 집으로 들어가는 굴의 입구라는 것이 자형과 실제 상황에 가장 근접해 보인다. 동굴 집은 초기 중국인들의 대표적인 주거 형태였기에 入에 出入(출입)에서처럼 동굴 집으로 ‘들어가다’는 뜻이 생겼다.
內(안 내)는 지금의 자형에서 멱(덮을 멱)과 入으로 이루어져 덮개(멱) 속에 든(入) 어떤 물건을 형상화하였지만, 옛날 글자에는 면(집 면)과 入으로 구성되어 집으로(면) 들어가는(入) 것이 바로 안쪽(內)임을 더욱 직접 표현하기도 했다. 이후 內는 內心(내심)에서처럼 모든 것의 ‘안쪽’이라는 의미로 확대되었다. 예컨대 納(바칠 납)은 주머니((멱,사)·멱) 안으로 넣는(內) 것을, 訥(말 더듬을 눌)은 넣어 둔(內) 채 말(言·언)을 잘 하지 않음을 말한다.
고대사회에서 집 ‘안’은 특히 사람을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보호해 주고 중요한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했다. 全(완전할 전)은 소전체에서 入과 玉(옥 옥)으로 구성되어 집안으로 들여놓은(入) 玉(옥)이라는 의미를 그린 글자이다. 고대 중국인들이 더없이 귀중하게 여겼던 옥, 그 옥은 집안으로 들여놓았을 때 온전하게 보존될 수 있었기에 完全(완전)이나 保全(보전)의 의미가 생겼다.
지금의 옥편에는 入부수에 兩(두·짝 량)과 兪(점점 유)가 들어 있지만, 이들은 사실은 入과 의미적 관련이 없으며 해서체의 유사성 때문에 귀속된 글자들이다.
兩은 원래 입이 위로 쏙 들어간 종처럼 생긴 옛날 돈(錢·전)을 두 개 나란히 그린 모습으로 추정된다. 이로부터 兩側(양측)에서처럼 ‘둘’이나 ‘나란히’의 뜻이 생겼다. 그런가 하면 兩은 두 개(兩)의 錢에 해당하는 무게 단위 즉 24銖(수)를 말하기도 했다.
또 兪는 원래 #(모일 집)과 舟(배 주)와 $(큰 도랑 괴)로 구성되어 배(舟)들이 모여(#) 강($)을 운항하는 모습에서 배가 나아가다는 의미를 그렸는데, 舟가 예서 이후로 月(달 월)로 변해 지금처럼 되었다.
하영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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