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문법 06 - 허자(虛字)의 용법 ⑥ 여(與)

1. 여(與)자가 실사(實辭)로서 동사(動詞)로 쓰일 경우는 '준다'(give)라는 뜻과 '참여한다(participate, attend)' 등의 뜻으로 많이 쓰인다, 그러나 여기서는 관계사(關係詞)로 쓰일 경우 즉 허사(虛辭)로 쓰일 경우 만을 살퍼보기로 한다.

첫째 여(與)자는 평례적(平列的)인 두 품사(品詞)나 사조(詞組)를 연결(連結)하는 용법(用法)이 있다. 이 때는 英語의 'and'와 같이 쓰이는 경우이다. 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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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1) 魚與熊掌,不可得而兼。

물고기와 웅장(熊掌 ;곰의 발바닥)을 얻어 같이 가질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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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2) 客亦知夫水與月乎?

손님 또한 대저 물과 달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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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3) 天下英雄惟君與操耳。

천하(天下)의 영웅(英雄)은 그대와 조조*曹操)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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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與)자는 명사(名詞)나, 명사(名詞)와 같은 사조(詞組)를 연접(連接)시키는 것이지, 동사(動詞)나 형용사(形容詞)를 연접(連接)시키지는 못한다. ​그러므로 영어(英語)의 'and'나 우리말의 '와', '과'와 같은 접속사(接續詞)와는 성격(性格)이 다르다. 한문(漢文)에서 동사(動詞)와 형용사(形容詞)를 연접(連接)시키는 역할은 이(而)자가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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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여(與)자는 상기(上記) 1항과 같이 쓰이면서 여기에 참여(參與)의 뜻이 더해지는 경우가 있다. 영어(英語)로 말하면 'with'에 해당하는 것으로 '~와 함께 (더불어)'라는 뜻이다. 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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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4) 晋師與楚師戰於城濮, 楚師敗績。

진(晋)나라 군사와 초(楚)나라 군사는 복성(濮城)에서 전쟁을 하였는데,촌(楚)나라 군사가 패(敗)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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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5) 余與君同學凡三年, 無日不相見也。

나와 그대는 무릇 3년(三年)이나 같이 공부를 하여 하루도 만나지 않은 날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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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예문(例文) 예4), 예5) 은 1항의 여(與)자와 똑같이 'and'의 뜻으로 볼 수도 있다. 왜냐하면 '晋師與楚師'와 '余與君'은 동등(同等)한 주어(主語)로 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진(晋)나라 군사는 초(楚)나라 군사와 함계(더불어)', '나는 그대와 함께(더불어)'로 볼 수 있다. 이때의 주어(主語)는 '晋師'와 '余'일 뿐이고,'楚師'와 '君'은 주어(主語)에 종속적(從屬的)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이때 여(與)자는 지금 

설명하려는 'with'의 뜻인 경우이다. 이를 확실(確實)하게 해주는 다음 예문(例文)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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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6) 晋師侵曹伐衛, 與楚師戰於城濮, 楚師敗績。

진(晋)나라 군사는 조(曹)나라를 침략하고, 위(衛)나라를 정별하였으며, 초(楚)나라 군사와 더불어 보석(濮城)에서 싸웠는데, 초(楚)나라 군사가 패(敗)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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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7) 余嘗與君同學, 故知之甚審。

나는 일찌기 그대와 함께 같이 공부를 하였다. 그러므로 그대를 아주 잘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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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예6), 예7) 에는 '晋師'와 '余'는 그 다음에 이어지는 전체구문(全體句文)의 주어(主語)임은 물론(勿論)이다. 여기서 여(與)자로 연접(連接)되는 '楚師'와 '君'은 구분상(句文上)의 주어(主語)가 될 수는 없다. 따라서 여(與)자는 'and'가 아니라 'with'의 뜻으로 볼 수 밖에 없다. 그밖의 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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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8) 與朋友交而不信乎?

친구와 더불어 사귀면서 신용을 지키지 아니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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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9) 與僮僕語, 未嘗有疾聲厲色。

동복(僮僕)들과 더불어 말을 할 때, 일찌기 급한 소리나 무서운 기색이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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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10) 此等語句, 與題旨無關, 不妨刪去。

이러한 어구(語句)는 주제(主題)의 요지(要旨)와는 무관(無關)하니. 없애버려도 무방(無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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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11) 霜之衣因, 與露相似, 僅凝結時溫度不同而已。

서리가 이루어지는 원인(原因)은 이슬과 비슷하다. 다만 응결할 때 온도(溫度)가 같지 않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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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여(與)자 밑에 오는 말은 공위보충어(共爲補充語)라고 기술(旣述)한 바 있다. 그러나 상례(上例)의 마지막 두 예문(例文) 예10), 예11) 은 공위보충어(共爲補充語)의 성격(性格)과는 약간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여(與)자 다음에 오는 보충어(補充語)가 지(之)자일 경우에는 대부분 이것을 생략(省略)할 수가 있는 것이다. 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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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12) 客不得已,與偕行。

손님은 부득이 이와 함께 같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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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13) 

衆人懷安, 不足與圖大事。

여러 사람이 편안함을 생각하므로, 이들과 함께 큰 일을 도모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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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14) 見外犬在道甚衆, 走欲與爲戱。

밖의 개들이 길에 대단히 많음을 보고, 달려가서 이들과 더불어 장난을 치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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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15) 

若能以吳越之衆與中國抗衡, 不如早與(之)絶。

만약 오월(吳越)의 무리로써 중국(中國)과 대항하여 겨룰 수 있다면, 일찌기 이들과 절교(絶交)하는 것만 같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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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끝으로, 여(與)자는 예(予)자(give)와 상통(相通)한다. 이때는 물론 실사(實辭)로서 동사(動詞)의 경우이다. 예를 들면 '양여(讓與)', '증여(贈與)'와 같은 복사(複詞)일 경우에 여(與)자는 실제 '준다'는 뜻이 들어 있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경우에 여(與)자는 이미 실사(實辭)로서의 뜻이 소실(消失)되고 다만 형식적(形式的)인 조사(助詞 ; 虛辭)일 뿐인 것이다• 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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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1) 早知潮有信, 嫁與弄潮兒。

일찍이 조수(潮水)가 유신(有信)함을 알았더라면, 조수(潮水)를 희롱하는 사람에게 시집갈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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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1) 

可惜一片江山, 總付與啼鴂。

아깝도다! 한 조각 강(江)과 산(山)이여 ! 모두가 우는 두견새에 붙어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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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1) 以低利之借款, 放與農民。

저리(低利)의 차곡(借款)으로써 농민에게 방출(放出)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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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1) 賜與蘇軾, 不得令人知。

소식(蘇軾)에게 주되 사람들로 하여금 알게 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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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여(與)자는 어기사(語氣辭)로서 여(歟)자와 같이 쓰인다. 이에 대하여는 여(歟)자의 용법(用法)을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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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신아사출판 홍인표저 한문문법(19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