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창하는 우주와 그 안에 존재하는 만물은 무(無)에서 시작됐다. 시간과 공간은 완전한 무에서 탄생했다.
미국의 우주론학자인 로렌스 크라우스가 저서 ‘무(無)로부터의 우주’에서 밝힌 내용이다. 그는 책에서 ‘무’는 극도로 불안정한 상태로 이로부터 유(有)가 필연적으로 탄생했다는 것과 신의 손을 거치지 않고 우주가 완전한 무로부터 물리적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는 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치고 있다. 138억 년 전, 눈에 보이지 않는 점보다 작은 상태에서 갑자기 폭발한 뒤, 엄청난 속도로 팽창해 지금의 우주가 된 것이라 한다. 태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모든 것은 무(nothing)에서 나왔다. 현대물리학은 우주가 진공에서 생겨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사람은 ‘빅뱅 직전의 우주’를 쓴 영국 물리학자 프랭크 클로스다. 양자역학의 불확정성 원리에 따르면 진공은 비어 있지 않고 에너지, 입자, 장(場) 등으로 들끓으며, 전자·양전자 같은 가상 입자들이 만든 장으로 요동칠 수 있다. ‘양자요동’으로 불리는 이 현상은 양성자와 원자의 특성을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한다. 빅뱅에 의해 물질과 복사의 밀도에 작은 요동이 생기고, 이것이 훗날 중력을 통해 한곳으로 뭉쳐서 은하와 별, 행성 그리고 인간이 탄생했다면 지금 우리가 존재하는 것은 결국 무에서 생성된 ‘양자요동’ 덕분이라는 것이다. 폭발한 별의 잔해들이 다시 뭉쳐서 인간이 된 것이라면 그리고 빅뱅이 정말로 일어났다면 우리는 양자적 ‘무’에서 탄생한 셈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대폭발 당시 모든 입자는 질량이 없는 상태였다. 영국의 피터 힉스 교수가 입자들에 질량을 부여하는 새로운 입자, 힉스입자를 발견함으로써 질량의 기원과 소립자들의 상호작용으로 우주가 생겨났다는 표준모형이론을 입증할 수 있었다. 없음의 세계였던 곳에서 오늘날의 우주가 생겨난 것이다. 노자가 일찍이 설파한 ‘유생어무(有生於無)’와 다르지 않다.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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