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난자의 한줄로 고전

도(道)는 하나(一)를 낳는다

bindol 2021. 10. 24. 04:36

도생일(道生一)하고 일생이(一生二)하고 이생삼(二生三)하고 삼생만물(三生萬物)하나니 만물은 부음이포양(負陰而抱陽)하야 충기이위화(沖氣以爲和)하니라.

만물 생성의 원리를 노자는 ‘도덕경’ 42장에서 이같이 말한다. “도는 하나를 낳고, 하나는 둘을 낳고, 둘은 셋을 낳고, 셋은 만물을 낳으니 만물은 음(陰)을 짊어지고 양(陽)을 안아서 빈 기운(沖氣)으로 조화를 이룬다”고 했다. 이 ‘하나’는 도에서 나온 생명의 원기로 ‘주역’ 원리로 보면 태극(太極)을 지칭한다. 하나가 둘을 낳는 것은 마치 ‘태극’이 양의(兩儀) 즉 음과 양을 낳는 것과 같다. 우주 만물은 태극과 음양(陰陽) 기운을 근원으로 해 나온다. 태극과 음양을 합하면 셋이 되니, 이 셋이 만물을 낳는다고 하는 것이다. 음을 지고 양을 안는 음양의 사귐으로(負陰而抱陽) 말미암아 모든 생명이 태어난다. 모든 생명 활동도 음 기운과 양 기운의 충기 작용에 의한다. 이 충화(沖和)의 기(氣)야말로 만물의 근본 원기다.

우주의 맨 처음 유일 절대의 실재인 도의 작용으로 천지(天地)가 열렸다. 하늘은 하나인 도를 얻어 맑아지고, 땅은 도를 얻어 안정하고, 만물은 도를 얻어 생존한다. 하늘과 땅, 만물이 모두 하나에서 나왔으니 이 모두가 이르는 것은 결국 하나다. 하나에서 나와 하나로 돌아가는 가운데 온갖 변화가 내재돼 있다. ‘천부경’은 하나에서 시작해 하나로 끝을 맺고 있다. 즉 “하나에서 비롯하되 비롯한 하나는 없고(一始無始一) 하나에서 마치되 마친 그 하나는 없다(一終無終一). 그런데 이 하나가 신묘하게 퍼져서 만 번 가고, 만 번 오는데 작용은 변해도 근본은 움직이지 않는다(一妙衍萬往萬來用變不動本). ‘용변(用變)’은 현상계의 작용이며 ‘부동본(不動本)’은 도의 본체, 그 하나를 말한다. 이 하나를 얻어 만물이 나왔고 결국 이 모두가 끝내 이르는 곳은 하나다. 도의 근원을 굳이 말하자면 ‘하나’라고밖에 할 수 없다.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