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쾌지수
날이 점점 더워지면서 여름의 시작을 알리고 있어요. 후텁지근한 날씨에 불쾌감을 느낄 때도 많습니다. 사람이 불쾌감을 느끼는 정도를 기온과 습도로 계산해 나타낸 것이 '불쾌지수'예요. 불쾌지수는 미국의 기후학자 톰(Thom)이 1957년 처음 만들었고, 1959년 미국 300개 도시에서 측정해 발표하기 시작했어요.
불쾌지수가 68 미만이면 모든 사람이 쾌적함을 느끼고, 68에서 75 미만이면 일부 사람이 불쾌감을 느껴요. 75에서 80 미만이면 50% 정도 사람들이 불쾌감을 느끼고, 80 이상이면 대부분 사람이 불쾌감을 느낀대요. 83 이상이면 모든 사람이 참을 수 없을 정도의 불쾌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불쾌지수가 높을 땐 낮 12시부터 5시까지는 야외 활동을 가급적 하지 말라고 권고해요. 에어컨·제습기를 사용하고, 물도 충분히 마셔야 하고요.
불쾌지수는 어떻게 구할까요? 온도를 측정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어요. 일반적으로 우리가 아는 온도는 '건구 온도'예요. 온도계를 실온에 두고 측정하죠. '습구 온도'는 온도계 끝부분에 물이 묻은 거즈를 감아 측정해요. 거즈에 묻은 물이 기체로 증발하면 주위의 열을 빼앗아가 온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건구 온도와는 다른 온도가 측정됩니다. 만약 공기 중에 습도가 낮으면 거즈의 물이 많이, 빨리 증발하니까 습구 온도가 건구 온도보다 낮아져요. 반대로 공기 중에 습도가 높으면 물이 거의 증발하지 않으니까 습구 온도와 건구 온도가 비슷해져요. 불쾌지수는 건구와 습구 온도를 더한 것에 0.72를 곱하고 다시 40.6을 더해 계산해요. 만약 우리나라 한여름에 건구와 습구 온도 모두 30도라면 불쾌지수는 83.8이에요. 모든 사람이 불쾌감을 느끼는 상황인 거죠. 불쾌지수가 높은 여름철은 겨울철보다 시민들 간 시비 붙는 일이 많고, 폭력 사건도 많이 발생한다는 통계도 있어요.
사막 지방에선 온도가 40도 이상 올라가도 습도가 낮기 때문에 불쾌지수가 많이 높지는 않아요. 예를 들어, 기온이 30도로 같아도 습도가 80%면 불쾌지수가 83까지 올라가지만, 습도가 8%면 불쾌지수가 72로 떨어져요.
하지만 기온과 습도에 따라 불쾌감을 느끼는 정도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어요. 불쾌감에는 기온과 습도뿐 아니라 바람, 옷 종류, 활동량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영향을 줘요. 더운 여름철 자신의 신체 특징과 건강 상태 등을 잘 파악해 불쾌지수로 스트레스가 쌓이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 게 좋겠지요.
이광연 한서대 수학과 교수 김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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