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수학 산책] 산타클로스의 썰매 속도
최근 이탈리아 한 주교가 “산타클로스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가 부모들의 거센 항의를 받는 일이 벌어졌어요. 그는 “사실 산타가 입는 빨간색 옷은 코카콜라가 광고 목적으로 선택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죠. 부모들은 이 발언이 동심(童心)을 파괴한다며 분노했고, 이 주교가 소속된 교구는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려야 했습니다.
전 세계 아이들이 크리스마스마다 손꼽아 기다리는 산타클로스는 12세기 선행(善行)을 많이 베푼 성 니콜라스(Saint Nicholas)라는 실존 인물에게서 유래했다고 해요. 산타클로스는 루돌프라는 사슴이 끄는 썰매를 타고 크리스마스 전날 밤부터 크리스마스 날까지 지구를 한 바퀴 돌며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준다고 하지요.
그런데 산타클로스가 이렇게 하루에 혼자 전 세계 아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하려면 얼마나 빨리 달려야 할까요? 순전히 공상이지만 수학적으로 한번 계산해볼 순 있어요.
우선 유엔인구기금이 발표한 ‘2021 세계인구현황보고서’를 보면 전 세계 인구는 78억7500만명이에요. 이 중 14세 이하 어린이는 25.3%로 20억명쯤 되죠. 한 집에 어린이가 둘씩 있다고 쳐서 산타클로스가 방문해야 하는 집을 10억 가구라고 본 다음, 얼마나 돌아다녀야 하는지 계산해 봅시다. 우리나라처럼 아파트에 많이 모여 사는 나라도 있고, 집이 띄엄띄엄 떨어진 나라도 있지만 집과 집 사이를 5m 정도라고 단순하게 가정하면 5mX10억=50억m, 즉 500만㎞가 나와요. 산타클로스가 500만㎞를 크리스마스 하루(24시간·8만6400초)에 돌면서 선물을 다 주려면 루돌프가 끄는 썰매는 시속 20만㎞ 이상으로 달려야 하는 셈이랍니다. 초속으로 바꾸면 1초에 약 58㎞. 보통 여객기가 시속 1000㎞로 날아다니니 그보다도 200배 빨라야 하는 거죠. 물론 현실에선 불가능한 가정이지만 수학적 상상으로 풀어보니 산타클로스와 루돌프는 참 대단한 일을 한다고 느껴지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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