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의 간신열전] [124] 유세 잘하는 법
공자는 ‘논어’에서 일과 말에 초점을 맞췄다. 언행(言行)이란 공적인 영역에서 말하기와 일하기[行事]이다. 즉 사사로운 공간에선 일을 할 리가 없고 말 또한 훨씬 자유롭게 해도 된다. 그러나 공적인 영역에 들어가면 완전히 달라진다.
먼저 공자는 “주도면밀하게 일하고 조심해서 말하라[敏於事而愼於言]” 했고 또 “말은 어눌하게 하려고 애쓰고 일을 행할 때는 주도면밀하게 하라[欲訥於言而敏於行]”고 했다. 이를 보아도 행(行)은 행사(行事)이지 사사로운 공간의 행실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향당 편에는 공자가 몸소 공과 사를 구분해 처신하는 모습이 나온다.
“공자께서 고향 마을에 가서 머무실 때는 (더더욱) 신실한 모습을 보이려 노력하느라 마치 말씀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처럼 보일 정도였다. (그러나) 종묘나 조정에 나아가서는 말씀을 잘하시되 다만 조심스럽게 하실 뿐이었다.”
공자가 늘 언행을 연결해 말하는 것은 사실 말과 일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말을 제대로 하지 않고서는 일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말 잘하는 법[善說]에 대해서는 순자가 좋은 글을 남겼다.
“무릇 말 잘하는 법은 가지런하고 장엄하게 말의 뼈대를 세우고 반듯하고 성실하게 사안에 적중하며 굳건하고 강하게 논조를 유지하고 비유를 들어 상대를 깨우치고 사리분별을 통해 사안을 밝히고 기쁨과 분노를 잘 조절하며 내용을 전달해 듣는 사람들이 그것을 진귀하게 여기고 보배로 여기며 귀하게 여기고 신묘하게 여기게 해야 한다. 이와 같이 한다면 말이 언제나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없다.”
그렇게 할 때라야 설득이 이뤄져 타인의 마음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 선거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특히 양강을 형성한 두 후보의 유세를 지켜보는 것은 흥미롭다. 한 표를 행사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하여 잘 말하기와 제대로 일하기를 짚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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