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가상히 여기고 감탄하여 “정말 내 사위로다”
- 王嘉歎之曰, “是吾女婿也·왕가탄지왈, “시오녀서야”
온달(溫達)은 고구려 평원왕(平原王) 때 사람이다. … 공주가 말하기를, “대왕께서는 늘 ‘너는 반드시 온달의 아내가 될 것이다’ 하셨는데, 지금 어째서 전에 한 말씀을 바꾸십니까? … 지금 대왕의 명령은 잘못되었으니, 저는 감히 받들지 못하겠습니다.” … 그 어머니가 말하기를, “내 아들은 매우 비천하여 귀인의 배필이 될 수 없으며, 우리 집은 지극히 가난해 귀인이 살기에는 마땅치 않습니다.” … 이때 후주(後周)의 무제가 군사를 내어 요동으로 쳐들어왔으므로, 왕은 군사를 거느리고 이산의 들에서 싸웠다. 온달이 선봉이 되어 날래게 싸워 수십 명을 목 베어 죽이니, 모든 군사가 승승장구해서 분투하여 크게 이겼다. … 왕은 가상히 여기고 감탄하여 말하기를, “정말 내 사위로다” 하며, 예를 갖추어 그를 맞아들이고 벼슬을 주어 대형(大兄)으로 삼았다.
溫達高句麗平岡王時人也. … 公主對曰: “大王常語, 汝必爲溫達之歸, 今何故改前言乎?…今大王之命謬矣, 妾不敢祗承.”… 其母曰, “吾息至陋, 不足爲貴人匹, 吾家至窶, 固不宜貴人居.”… 時後周武帝出師, 伐遼東, 王領軍逆戰於拜山之野, 溫達爲先鋒疾鬪斬數十餘級, 諸軍乘勝奮擊大克. … 王嘉歎之曰, “是吾女婿也.” 備禮迎之, 賜爵爲大兄, …
(온달고구려평강왕시인야. … 공주대왈, “대왕상어, 여필위온달지부, 금하고개전언호? … 금대왕지명류의, 첩불감지승.” … 기모왈, “오식지누, 불족위귀인필, 오가지구, 고불의귀인거.” … 시후주무제출사, 벌요동, 왕령군역전어배산지야, 온달위선봉질투참수십여급, 제군승승분격대극. … 왕가탄지왈, “시오녀서야.” 비례영지, 사작위대형, … )
‘삼국사기’ 열전 중 ‘온달전(溫達傳)’ 일부이다. 공주가 어릴 적 하도 울어 대왕이 빈말로 가난하고 바보스러운 “온달에게 시집 보내버릴 테다”는 말을 자주 했다. 딸이 16세가 되자 상부(上部) 고씨(高氏)에게 시집보내려 했다. 그러자 공주가 “왜 말을 바꾸시느냐?”고 반발하고, 온달에게 시집갔다. 지혜로운 공주는 바보 신랑을 출세시켰다. 요즘 세상에 평강공주 같은 사람이 잘 있을까? 온달 장군처럼 계산하지 않고 꾸준히 성장하여 큰 일을 이루는 사람 또한 잘 있을까?
시인·고전인문학자·목압서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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