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의 간신열전] [137] 동이불화에서 화이부동으로
“군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은 동이불화(同而不和)한다”는 ‘논어’에 나오는 공자 말이다. ‘논어’에는 그밖에도 “군자는 이러하고 소인은 저러하다”는 구절이 많이 나온다.
그런데 이는 뒤집어 읽어야 현실적 의미를 갖는다. 즉 군자와 소인이 정해져 있어 이러저러해야 한다는 말이라기보다는 이러하면 군자이고 저러하면 소인이라고 읽을 때 자기만 옳다는 위선에서 벗어나 열린 해석이 가능해진다.
그렇다면 화이부동은 무엇이고 동이불화는 무엇인가? 이 구절 바로 다음다음에 그 풀이가 나와 있다. 즉 “군자는 섬기기는 쉬워도 기쁘게 하기는 어려운 반면 소인은 섬기기는 어려워도 기쁘게 하기는 쉽다”는 말이 그것이다.
군자가 “섬기기는 쉬워도 기쁘게 하기는 어려운” 이유는 두루 받아들이되 도리로써 하지 않으면 기뻐하지 않기 때문이다. 소인은 반대로 자기편이 아니면 쉽게 받아들여주지 않되 도리가 아닌 아첨이나 재물, 잔재주 등으로 접근해도 기뻐하기 때문이다.
이때의 군자와 소인이란 바로 군자형 리더와 소인형 리더 이야기다. 동이불화하면 소인형 리더다. 동이불화란 다름 아닌 “내로남불”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공정과 상식”을 내세워 대통령에 올랐다. 화이부동하겠다는 약속이었다.
그러나 취임 한 달도 되지 않아 쇠파리들이 꼬이고 있다. 벌써 대통령 친인척 비리를 감시하는 특별감찰관 임명 여부를 두고 논란을 빚더니 ‘윤핵관’ 장제원 의원이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를 질타하면서 일단 넘어가는 것 같다. 그러나 이미 눈살을 찌푸리기에 충분한 일이었다. 도리가 아닌 것으로 대통령을 기쁘게 하려는 시도에 전 정권 국정원장까지 나섰다. 박지원 전 원장은 “영부인 패션은 국격”이라며 “제2부속실 만들어 도와줘야”라고 말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윤 대통령 본인의 결단이다. “섬기기는 쉬워도 기쁘게 하기는 어려운” 리더로 남는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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