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쿼드 ‘약한 고리’ 인도에 구애 “28억 인구가 한목소리 내자”
입력 2022.03.29 00:02
지난 25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중국·인도 외교장관 회담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왼쪽)이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부장과 회담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6박7일간의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인도→네팔로 이어진 남아시아 순방을 마쳤다고 28일 중국 외교부가 밝혔다.
특히, 인도 방문은 지난 2020년 6월 국경 분쟁 중인 갈완 계곡에서 양국 군이 유혈 충돌해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후 첫 최고위급 방문이었다. 이후 양국 관계는 매우 껄끄럽지만, 중국은 올가을 당대회를 앞두고 주변국과의 관계를 안정시키는 한편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의 안보협의체)의 ‘약한 고리’인 인도에 접근하기 위한 다목적 행보에 나섰다.
왕 부장은 지난 25일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과의 회담에서 “중국과 인도는 28억 인구를 가진 최대의 개발도상국이자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의 대표 국가”라고 말했다. 인도가 브릭스의 일원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왕 부장은 같은 날 아지트 도발 국가안보보좌관과의 회담에서는 “중국은 남아시아 지역에서 인도의 전통적 역할을 존중한다”며 “중국과 인도가 하나의 목소리로 말을 하면 전 세계가 모두 경청할 것”이라며 협력을 강조했다.
하지만 왕 부장의 ‘구애’에도 인도의 반응은 예상대로 냉랭했다. 자이샨카르 장관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양자 관계 정상화를 요구한다면 내 대답은 ‘아니오. 정상이 아니고 정상일 수 없다’이다”라며 “협정을 위반하고 대량의 군대가 그곳(국경)에 주둔하는 상황은 정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양국은 각자의 접근법을 공유했다. 자이샨카르 장관은 “양측은 즉각적인 휴전과 외교로의 복귀 중요성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과 인도는 이달 초 유엔 긴급총회에서 러시아 규탄 결의안에 나란히 기권했다.
워싱턴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윤선 선임연구원은 “2020년 중국과 인도 간 벌어진 일을 고려하면 냉대가 예상됐다는 점에서 왕 부장이 뉴델리에 도착한 것 자체가 이미 중국에는 성공”이라고 평가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7일 전했다. .
SCMP에 따르면 요게시 굽타 전 덴마크 주재 인도 대사는 “중국은 인도가 미국과 거리를 두고 러시아와 중국 그룹에 합류해 ‘쿼드’를 분열시키고 약화시킬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다”며 “이는 중국이 히말라야 국경에 남아있는 갈등 지역에서 손을 털고 철수하는 데 달려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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