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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옹위·옹호·수호” 환호 속 시진핑 만장일치 20大 대의원 선출

bindol 2022. 6. 25. 05:58

“충성·옹위·옹호·수호” 환호 속 시진핑 만장일치 20大 대의원 선출

중앙일보

입력 2022.04.24 16:00

2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보아오 아시아 포럼에서 화상으로 연설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지난 22일 시진핑(習近平·69)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올 하반기 열리는 20차 당 대회(20대) 대의원에 만장일치로 선출됐다. 중국 광시(廣西)성 기관지 ‘광서일보’는 23일 전날 열린 광시성 당 대회에서 당 중앙이 지명한 시진핑 동지가 666명 전원 득표로 20대 대의원에 당선됐다고 보도했다. 중공 기관지 인민일보도 이날 1면 머리기사로 “핵심(시진핑)에 충성하고, 핵심을 옹위하고, 핵심을 옹호하며, 핵심을 수호해 빼어난 성적으로 20대의 승리 개최를 맞이하자”며 시 주석 대의원 당선 기사를 실었다.

지난 22일 중국 광시성 난닝에서 열린 당 대표자 대회에서 시진핑 총서기가 20대 대의원으로 만장일치 선출됐다는 발표에 참석자들이 모두 기립해 축하 박수를 치고 있다. [광시신원롄보 화면 캡처]

22일 류닝(劉寧·60) 광시성 당 서기는 “시진핑 동지의 만장일치 당선은 ‘인민영수가 인민을 사랑하고, 인민영수를 인민이 사랑한 것’”이라며 충성을 과시했다. 지난 17일 “영수를 옹위하고, 영수를 수호하고, 영수를 추종하자”고 했던 발언보다 수위를 조절했다. ‘영수’를 ‘핵심’으로 대체하고 “추종[追隨]하자”는 말은 쓰지 않았다. 해외 언론이 개인숭배를 지적하고 상하이 봉쇄 장기화로 인한 여론 악화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지난 19대에서는 구이저우(貴州), 18대에서는 상하이에서 대의원으로 선출됐다.

지난 22일 중국 광시성 난닝에서 열린 당 대표자 대회에서 시진핑 총서기를 20대 대의원으로 만장일치 선출한 뒤 류닝 광시성 당서기가 “시진핑 동지의 만장일치 당선은 ‘인민영수가 인민을 사랑하고, 인민영수를 인민이 사랑한 것’”이라며 연설했다. [광시신원롄보 화면 캡처]

20대 대의원 당선을 위한 경쟁도 뜨겁다. 22일 광시성을 시작으로 오는 25~28일에는 구이저우성이 지방 당 대회를 열고 대의원을 선출한다. 31개 지방 성·시와 홍콩·마카오·대만, 중앙 직속 기구와 국가기구, 금융·국영기업 등 38개 선거 단위별로 오는 6월 말까지 선거가 이어진다. 이어 8월 초 전·현직 수뇌부가 만나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끝나면 8월 정치국회의에서 당 대회 개최일을 최종 확정 발표한다. 마지막 선거구인 인민해방군과 무장경찰 대의원은 9월 초에 결정한 뒤 9월 말 2300여명의 대의원 최종 명단이 발표된다.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24일 19대 당시 8950만명이던 중공 당원이 9514만명으로 늘었으나 20대 대의원은 2300명으로 동결되면서 경합이 더욱 치열해졌다고 보도했다.
노동자·농민 등 기층 당원에게 대의원 정원의 3분의 1, 주요 간부에게 3분의 2 비율로 할당되는 구조도 경쟁이 치열한 이유다. 중공식 선거는 후보자를 일정 비율로 떨어뜨리는 차액선거 방식으로 ‘민주’를 구현한다고 설명한다. 이번 20대 차액선거 비율은 15% 내외로 확정했다. 광시성의 경우 후보 55명 중 득표순으로 48명을 선출했다. 차액선거 비율은 12.7%였다.

시진핑 주석이 20차 당 대회 대의원에 만장일치로 선출됐다는 뉴스를 보도한 23일자 광서일보 1면. 시진핑 관련 뉴스의 제목에 모두 붉은색 폰트를 사용했다. [광서일보 캡처]

오는 20대에서 시 주석의 연임 방식도 주목된다. 시 주석의 만장일치 대의원 당선을 기반으로 총서기에 3연임하거나 혹은 덩샤오핑이 1982년 폐지했던 당주석제를 부활시켜 정치적 권위를 한 단계 더 높일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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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시 주석의 ‘내사람 심기’를 위한 고위직 인사도 계속됐다. 22일 왕샤오후이(王曉暉·60) 중앙선전부 상무부부장이 쓰촨(四川)성 당서기에 임명됐다. 관영 신화사 인사 보도에 펑칭화(彭淸華·65) 쓰촨성 전 서기에게 “별도임용(另有任用)”이란 설명이 붙지 않았다. 은퇴가 확정됐다는 암시다. 왕샤오후이는 지난 2009년 중선부 부부장, 2018년 상무부부장으로 승진한 선전통이다. 2014년에는 중앙정책연구실 부주임을 겸임했다. 류윈산(劉雲山·75)과 왕후닝(王滬寧·67)의 사람으로 알려진다. 중선부 상무부부장은 중선부장 승진 0순위인 자리다. 왕샤오후이의 쓰촨행은 시자쥔(習家軍·시진핑 사단)의 핵심인 황쿤밍(黃坤明·66) 중선부장 이후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부국급(副國級, 부총리급) 승진이 관례였던 쓰촨성 서기 펑칭화의 교체도 의외라는 평가다. 중앙조직부 출신으로 쩡칭훙(曾慶紅·83)의 심복인 펑칭화의 앞길을 막았다. 20대에서 권력서열 25위권인 정치국원에 더 많은 자기 사람을 확보하기 위한 물밑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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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