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윤희영의 News English] 아이들 머리 나쁜 게 아빠 탓? 엄마 탓!

bindol 2022. 7. 14. 03:31

[윤희영의 News English] 아이들 머리 나쁜 게 아빠 탓? 엄마 탓!

입력 2022.07.14 03:00
 
 

일찌감치 머리가 벗겨지기 시작한 중년 남성(middle-aged man with receding hairline) 아무개씨는 어머니를 원망했다. 머리털은 어머니 쪽을 닮는 외탁을 한다고(take after his mother’s side)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소갈머리 없어지도록 똑똑하다는 소리 제대로 들어보지 못한 아무개씨는 아버지도 원망스러웠다. 머리 바깥이야 그렇다 치고, 머릿속 두뇌는 아버지 쪽 유전에 따른(be due to his father’s genetic inheritance) 것이라고 들었던 터다.

그런데 둘 다 근거 없는 믿음(myth)이다. 부모로부터 특성을 유전 받는(inherit traits from your parents) 형태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우성 유전자(dominant gene)에 의한 것이다. 가령 갈색 눈(brown eyes)은 우성이기 때문에 부모 중 한쪽만 갈색이어도 자녀는 갈색을 이어받는다. 둘째는 부모 양쪽의 공통된 열성 유전자(recessive gene)가 발현되는 경우다. 예를 들어(for instance) 파란 눈은 열성이기 때문에 부모가 모두 파란 눈이거나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어야 아기 눈도 그 색깔이 된다. 셋째로는 X염색체에만 들어 있어(be found only on the X chromosome) 어머니 쪽을 통해서 전승되는(be passed on through the mother) 것이 있다.

우선 따져보자면, 아무개씨 머리카락이 빠져 소갈머리 없게 된 것은 엄마 쪽으로 유전된 특성(inherited trait from his mom’s side)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미국의 유전학 전문지 ‘PloS Genetics’가 5만5000여 명의 남성을 조사한 결과, 과학적 사실이 아닌 낭설로 밝혀졌다(turn out to be a false rumor). 대머리가 진행돼 머리 선이 위로 올라가는 남성 탈모(male-patterned hair loss) 현상이 X염색체 유전자에서 비롯된 것은 소수에 지나지 않았다. 대부분은 287개의 독립적 유전자 신호 또는 그 밖의 복합적 결과에 의한 것이었다.

이에 비해 지능을 결정하는(determine intelligence) 유전자는 유독 X염색체에만 존재하는(be located in X chromosome)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남성(XY)은 X염색체를 하나만 갖고 있는(carry only one) 것과 달리 여성(XX)은 두 개를 갖고 있어 자녀가 엄마로부터 지능 유전자를 받을 가능성이 두 배로 높다(be twice as likely to get their intelligence from their mom). 게다가 아빠의 지능 유전자가 들어있는 X 염색체는 엄마의 XX에 밀려 대부분 비활성화되고 만다(be deactivated).

 

지능 못지않게 학습 능력에 중요한 집중력에서도 엄마 쪽 유전자가 결정적 역할을 한다(tip the balance). 기분 상태와 관련된 두뇌의 화학물질(brain chemical linked to mood)인 세로토닌이 엄마에게서 아이에게 전해지는(be passed down from mom to kid) 정도에 따라 집중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influence their ability to focus). 그렇다고 해서 여전히 똑똑하지 않은 아무개 아빠가 아이 성적표를 앞에 두고 “도대체 누구를 닮은 거야?”라고 큰소리쳤다가는 XX염색체에게 소갈머리만 더 뜯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