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동 교수의 新經筵

올림픽 메달리스트 중에 불효자가 없는 이유

bindol 2022. 9. 28. 06:36

공자의 7가지 자녀교육법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 ‘서당’.

지금 한국에서 정치 이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교육이다. 가정교육이나 학교교육이 다 문제투성이다. 학교폭력의 심각성은 도를 넘고 있다. 이런데도 우리는 교육의 방향이나 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자녀교육의 방법과 내용을 설명한 공자의 말씀을 살펴보는 것은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교육을 담당하는 부모나 선생님의 제일 관심사는 성적에 관한 것이다. 오늘날 교육의 잘못은 여기에서 비롯했다.

공자는 ‘논어(論語)’ 학이편(學而篇)에서 어린이 교육 방법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일곱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자녀는 집에 들어와서는 효도하도록 해야 하고, 밖에 나가서는 공경하도록 해야 하며, 침착해야 하고 미더워야 하며, 두루두루 모두를 사랑해야 하고, 착한 아이와 사귀어야 한다. 그러고도 남은 힘이 있으면 그 힘을 가지고 글을 배우도록 해야 한다(子曰 弟子入則孝 出則弟 謹而信 汎愛衆 而親仁 行有餘力 則以學文).”

성장은 상처받고 치료받는 과정의 연속

위의 예문에서 제시한 공자의 자녀교육법은 오늘날에도 예외 없이 적용되는, 영원히 바뀌지 않을 철칙으로 생각된다. 그러면 그 철칙 하나하나의 내용에 대해 따져보도록 하자.



공자가 말하는 자녀교육의 첫 번째는 자녀를 효도하는 자녀로 만드는 것이다(弟子入則孝). 만약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으면서 공부만 잘하는 아이가 있다면 그는 반드시 문제아가 된다. 그가 자라서 많은 능력을 갖게 되면, 그는 그 능력을 남을 위하는 일에 쓸 수 없다. 제 부모를 위할 줄 모르면서 남을 위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효도할 줄 모르는 아이가 나중에 큰 능력을 갖게 되면, 그는 그 능력으로 집안을 망치고 나라를 망치는 일을 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공자는 효도를 자녀교육의 첫 번째 철칙으로 제시했다. 그러면 효도란 무엇이며, 그 내용은 어떠한 것인지 생각해보기로 하자.

어린이들은 밖에 나가면 다른 아이들과 경쟁하느라 긴장한다. 학교에서 담임선생님에게 벌을 받기도 하고, 그 때문에 급우에게 비난을 받기도 하며, 무시당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 마음에 심한 상처를 받는다. 이 상처가 아물지 않고 깊어지면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 수 없다. 그런데 이 상처를 아물게 하는 최선의 방법은 부모를 만나는 것이다. 부모는 자녀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한다. 자녀를 위해서는 자기희생도 감수한다. 자녀가 병이 들어 아파하면 부모도 함께 아프다. 심지어는 그 아픔을 대신하고 싶어 한다. 부모는 어떠한 경우라도 자기의 자녀를 인정한다. 자녀가 슬퍼하면 함께 슬퍼하고, 자녀가 울면 함께 운다. 이러한 부모의 사랑에 의해 자녀 마음에 생긴 상처는 치유되는 것이다.

어린이의 성장 과정은 이처럼 상처 받고 치료받는 과정의 연속이다. 그러므로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어린이는 상처가 치료되지 않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은 성장해서도 마찬가지다. 사회에 나가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다. 그럴수록 경쟁에서 지지 않기 위해 긴장해야 하고, 그 때문에 늘 피곤하다. 이러한 경우일수록 이에서 벗어나기 위해 절대로 경쟁상대가 아닌 사람, 절대적으로 자기를 인정해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한다. 그런 사람이 바로 부모다. 부모를 만나면 그간의 긴장이 다 해소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을 안다면 부모의 사랑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를 알게 된다. 이를 인식한다면 평소 귀찮아했던 부모의 잔소리 정도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 세상에 부모의 사랑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고 부모의 사랑보다 더 행복한 것이 없다.

부모의 사랑을 받는 것이 행복의 보루임을 안다면, 그리고 그것이 가장 귀한 것인 줄 안다면 사람은 누구나 그 부모의 사랑을 지속적으로 받고 싶어 할 것이다. 이 노력이 바로 ‘효도’다. 다시 말하면 효도란 ‘부모의 사랑을 지속적으로 받기 위한 자녀의 노력’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 정의에 의하면 효도란 부모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받기 위한 것이다. 받기 위한 것이 아니고 일방적으로 주는 것이라면 효도라고 할 수 없다. 부모에게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노력이 필요한데, 그것이 효도의 내용이다.

효도의 첫 번째 실천 내용은 부모가 살아 계실 수 있도록 부모를 잘 봉양하는 것이다. 몸에 좋은 음식을 잘 대접하는 것, 건강을 잘 보살피는 것, 부모의 속을 상하지 않도록 하는 것, 부모의 말을 잘 듣는 것, 늘 부모를 기쁘게 해드리는 것 등이 그 주된 내용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부모가 살아 계신다 하더라도 부모에게 사랑을 받지 못하면 헛일이다. 따라서 부모에게 사랑을 받기 위한 또 하나의 방법은 부모의 뜻을 잘 받드는 것이다. 그러나 부모의 뜻을 받드는 것에 대해서는 분별할 필요가 있다. 부모의 뜻을 무조건 따르는 것이 모두 부모의 뜻을 받드는 것은 아니다. 부모도 인간이기 때문에 욕심이 있을 수 있고 순간적으로 흥분할 수도 있다. 부모의 욕심이나 흥분했을 때의 순간적인 감정을 따른다면, 부모도 나중에 크게 후회할 일이 일어날 수 있다. 회초리로 때릴 때는 종아리를 걷고 맞는 것이 효도이지만, 몽둥이로 때릴 때는 도망을 가서 피하는 것이 효도다. 부모가 흥분해 몽둥이를 들고 자녀를 때리려 하는 것은 부모의 본마음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