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동 교수의 新經筵

엽전 푼다고 大同사회 올쏘냐

bindol 2022. 9. 28. 06:44

경기 화성시 남양동 한마을에서 발견된 오목눈이는 자기 둥지에 뻐꾸기가 낳은 알을 품어 부화시킨뒤 정성스레 키우고 있다

대선 후보마다 일자리, 경제민주화, 사회복지…

지금 대한민국은 제18대 대통령선거가 최대 관심사다. 각 후보는 유권자의 지지를 받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국민은 어떤 후보가 더 나은지 갑론을박한다. 각 후보는 저마다 자기의 정책이 제일 좋은 정책이라 강변한다. 그러나 후보들의 정책을 비교해보면 공통적인 것이 있다. 일자리 창출, 경제민주화, 사회복지 등이다. 모두 돈과 관련이 있다. 물론 돈은 중요하다. 살아가는 데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요건이다. 그러나 돈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착각이다. 돈이 행복으로 직결되는 핵심 요소는 아니다.

사람에게는 두 마음이 있다. 본심과 욕심이 그것이다. 본심은 원래부터 가지고 있는 자기 본래의 마음이지만, 욕심은 도중에 밖에서 들어와 자리 잡고 있는 남의 마음이다. 본심은 변하지 않지만, 욕심은 수시로 변한다. 본심은 모두가 다 함께 가지고 있는 한마음이지만, 욕심은 자기 몸속에만 들어있는 자기 개인만의 마음이다. 본심은 남과 공유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이지만, 욕심은 자기 것만 챙기는 닫힌 마음이다.

뻐꾸기는 작은 새의 둥지에 알을 낳는다. 그 뻐꾸기의 알에서 먼저 깨어난 새끼 뻐꾸기는 작은 새의 알을 모두 굴려 밖으로 던져버린다. 작은 새는 혼자 남은 새끼 뻐꾸기를 자기 새끼인 줄 안다. 새끼 뻐꾸기는 먹성이 좋다. 작은 새는 새끼 뻐꾸기에게 벌레를 잡아주느라 쉴 틈이 없다. 지쳐서 쉬려고 하면, 훨씬 커져버린 새끼 뻐꾸기는 먹이를 더 갖고 오라고 아우성을 친다. 그것을 본 작은 새는 지친 몸을 이끌고 다시 벌레를 잡으러 간다. 완전히 자란 뻐꾸기가 입을 벌리면 작은 새의 머리가 통째로 그 입속으로 들어갈 정도다. 그런데도 작은 새는 뻐꾸기가 자기 새끼가 아닌 줄 모른다. 참으로 어리석다. 그러는 사이에 어느덧 다 자란 뻐꾸기는 날개를 치며 숲 속으로 날아가고, 작은 새는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참으로 불쌍하다. 자기가 불쌍하다는 것을 모르고 있음이 더욱 안타깝다.

뻐꾸기를 키우는 작은새

불쌍한 것은 새끼 뻐꾸기를 키우는 작은 새만이 아니다. 사람도 그렇다. 본심이 본래의 자기 새끼라면, 욕심은 밖에서 들어온 뻐꾸기 새끼다. 작은 새가 뻐꾸기 새끼를 키우느라 쉴 틈이 없는 것처럼 사람도 욕심을 채우느라 쉴 틈이 없다. 사람들은 욕심을 채우는 것이 행복인 줄 알고, 욕심을 채우기 위해 쉬지 않고 달린다. 욕심을 채우는 삶의 결과는 두 가지다. 하나는 욕심을 제대로 채우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채우지 못하는 경우다. 욕심을 채우는 것이 욕구충족이고 채우지 못하는 것이 욕구불만이다. 욕구불만은 스트레스다. 스트레스는 바로 고통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욕심을 채운다고 해도 곧 행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욕심을 채우면 행복해질 줄 알지만 욕심은 채우는 순간 더 커져버린다. 욕심을 채우고 나면 그 욕심이 훨씬 더 커지기 때문에 더 큰 불만이 생기고, 더 큰 고통이 따른다. 그것을 모르고 사람들은 눈앞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여념이 없다. 산다는 것은 산 넘어 산을 오르는 힘든 과정이다. 저 산의 정상에만 오르면 행복한 줄 알고 열심히 오르지만 오르고 나면 더 큰 산이 나타난다. 더 큰 산의 정상에만 오르면 행복한 줄 알고 또 열심히 오르지만, 정상에 오르고 나면 더 큰 산이 또 나타난다. 그러다가 인생은 끝이 난다. 속고 속아 사는 한평생이다.



새끼 뻐꾸기를 키우는 작은 새에게는 행복이 없다. 행복은 본래의 자기 새끼를 키울 때만 찾아온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욕심을 채우는 삶에는 행복이 없다. 욕심은 채워도 불행하고, 못 채워도 불행하다. 오직 본심에 따라서 살 때만 행복이 찾아온다. 본심에 따라서 사는 사람이 현명한 사람이고, 욕심을 채우기 위해 사는 사람이 현명하지 못한 사람이다.

맹자는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양나라 혜왕과의 문답에서 잘 설명하고 있다. 맹자는 어느 날 별장에서 쉬고 있는 양나라 혜왕을 찾아갔다. 양나라 혜왕은 별장의 연못가에서 고니, 기러기, 사슴, 노루 등을 돌아보면서 말했다.

“현명한 자들도 이러한 즐거움을 알고 있습니까?”

그의 말에는 돈 없는 가난한 사람은 아무리 현명해도 별장에서 이러한 즐거움을 누릴 수 없을 것이라는 뉘앙스가 깔려 있었다. 이를 간파한 맹자는 바로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