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코너][6698]쿵! 쾅! 벌금 발행일 : 2006.02.01 / 여론/독자 A30 면

이처럼 정서적 자연음을 둔 공감대도 이지러진 지 오래인 오늘날인지라 아파트 위층에서 전도되는 ‘쿵! 쾅!’ 아이들 뛰노는 소음에 10만원을 물린다는 소음 벌금은 서로가 기르는 철없는 아이들 행위라는 또 하나의 공감대를 깨뜨리는 것이 된다. 남을 배려하는 가정교육 없이 옥이야 금이야 내 자식 위주로 기르는 양육풍토에서 ‘쿵! 쾅!’ 벌금은 후유증과 불만의 씨앗으로 부풀어 나갈 것이다.
법도 있는 집에서는 살림하면서 이웃에 들리지 않게 조심하는 여섯 차사(遮事)라는 게 있어 시집갈 때 친정에서 전수시키게 마련이었다. 이웃들이 논밭에 나가 있을 때를 골라 다듬이질하고 성행위를 상징하는 절구질은 상스럽다 하여 아예 종의 집에 가서 찧어오게 했다. 닭 잡을 일이 있으면 닭이 잠든 후 소리 낼 틈을 주지 않게끔 잡게 했으며 고기를 다질 때는 대문 중문 부엌문을 닫고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게 했다. 종을 나무랄 때 뒤란에 데리고 가 낮은 소리로 나무랐고 며느리의 불만표시인 개 배를 찰 때 부엌문을 닫아 이웃에 들리지 않게끔 배려했다. 이 같은 여섯 차사에 비기면 ‘쿵! 쾅!’ 벌금은 약과랄 것이다. 문제는 남을 배려하는 버릇을 들이는 일이 선행됨으로써 국제화 사회에 있어 한국인의 공통 결함을 근본 해소시키는 일일 것이다.
(kyoutaelee@chosun.com)
'이규태 코너'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이규태코너] (6696)기린의 化石 (0) | 2022.10.02 |
|---|---|
| [이규태코너][6697]제비의 슬픔 (0) | 2022.10.02 |
| (6700) 신용 교육 (0) | 2022.10.02 |
| [6701]책찜질 이야기 (0) | 2022.10.02 |
| [이규태 코너][6702·마지막회] 24년간의 마라톤 (0) | 2022.1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