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코너][6697]제비의 슬픔 발행일 : 2006.01.28 / 여론/독자 A22 면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의 성화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제비가 날고 있는 것을 이따금 볼 수 있다. 스칸디나비아의 전설로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힐 때 그 위를 날며 “스발라(Console)! 스발라!” 하고 위안하고 다녔다 해서 위안의 새를 뜻하는 스발로(svalow→swallow)가 됐다 했으니 유럽의 전통에도 제비의 정리를 인정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제비는 보은뿐 아니라, 수절도 했다. 수컷을 잃은 암컷은 이듬해에 반드시 홀로 돌아온다는 것이 옛 선비들의 선호하는 시제(詩題)가 됐었다. 또 계집이 게으른 집에는 제비가 깃들이지 않으며, 깃들였다가 도중에 보금자리를 비우고 돌아오지 않으면 가족이 이산하는 등 변고가 닥칠 것으로 가늠했다. 거만하게 고개 쳐드는 것을 두고 중신아비 처마 올려보듯 한다는 속담이 있는데 중신아비가 예비신부의 집에 들면 맨 먼저 처마를 훑어보고 제비집이 있나 없나를 확인한 데서 비롯된 말이다. 곧 생활하고 살았던 제비의 예지 능력이기도 하다. 이지러진 의리 풍토, 정절 풍토, 근면 풍토, 생명 풍토를 고발하는 제비의 슬픔이 아닐 수 없다.
(kyoutaelee@chosun.com)
발행일 : 2006.01.28 / 여론/독자 A22 면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의 성화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제비가 날고 있는 것을 이따금 볼 수 있다. 스칸디나비아의 전설로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힐 때 그 위를 날며 “스발라(Console)! 스발라!” 하고 위안하고 다녔다 해서 위안의 새를 뜻하는 스발로(svalow→swallow)가 됐다 했으니 유럽의 전통에도 제비의 정리를 인정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제비는 보은뿐 아니라, 수절도 했다. 수컷을 잃은 암컷은 이듬해에 반드시 홀로 돌아온다는 것이 옛 선비들의 선호하는 시제(詩題)가 됐었다. 또 계집이 게으른 집에는 제비가 깃들이지 않으며, 깃들였다가 도중에 보금자리를 비우고 돌아오지 않으면 가족이 이산하는 등 변고가 닥칠 것으로 가늠했다. 거만하게 고개 쳐드는 것을 두고 중신아비 처마 올려보듯 한다는 속담이 있는데 중신아비가 예비신부의 집에 들면 맨 먼저 처마를 훑어보고 제비집이 있나 없나를 확인한 데서 비롯된 말이다. 곧 생활하고 살았던 제비의 예지 능력이기도 하다. 이지러진 의리 풍토, 정절 풍토, 근면 풍토, 생명 풍토를 고발하는 제비의 슬픔이 아닐 수 없다.
(kyoutaelee@chosun.com)
'이규태 코너'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이규태코너][6695]許皇后의 故鄕碑 (0) | 2022.10.02 |
|---|---|
| [이규태코너] (6696)기린의 化石 (0) | 2022.10.02 |
| [이규태코너][6698]쿵! 쾅! 벌금 (0) | 2022.10.02 |
| (6700) 신용 교육 (0) | 2022.10.02 |
| [6701]책찜질 이야기 (0) | 2022.1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