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병역특례법’을 놓고 논쟁하던 국회가 머쓱해졌다. 국위를 선양한 체육인과 예술인에게 주어지는 병역 면제 혜택을 대중문화인에게도 적용하는 내용의 법안인데 설문조사를 하면 찬성 여론이 약간 높게 나온다. 국위 선양으로 치자면 BTS만 한 인물이 있느냐는 것이다. BTS는 세계 5대 음악 시장에서 앨범 차트 정상을 찍었다. 미국 빌보드 핫100 1위에 6곡을 올린 한국 가수는 BTS가 유일하다. 2020년엔 한국어 노래로 1위를 차지했는데 영어 가사가 아닌 노래가 발매 첫 주 정상에 오른 것은 빌보드 62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BTS의 누적 앨범 판매량은 3000만 장이 넘는다. 포브스는 2019년 BTS의 경제적 생산유발효과를 연간 46억5000만 달러(약 6조6200억 원)로 추산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BTS가 2014년 데뷔한 후 2023년까지 창출할 경제적 효과가 56조 원이라고 했다. 구글 검색량으로 측정한 인지도가 1포인트 올라갈 때마다 외국인 관광객 수와 옷, 화장품, 음식 수출액이 0.18∼0.72%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나왔다. 한마디로 BTS는 총 대신 마이크를 잡는 게 국익에 훨씬 이득이라는 주장이다.
▷BTS는 국내에선 ‘반듯한 아이돌’, 해외에선 ‘소셜 캠페이너(사회운동가)’로 통한다. 방황하는 청춘들이 ‘Love yourself’로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전 세계 민주화 시위대가 ‘Not today’를 들으며 ‘우리가 지는 날이 오겠지만 오늘은 아니야’를 합창한다. 가장 성공한 7명의 청년들이 성취에 기대어 특혜를 바라지 않고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지겠다고 선언했다. 세계 정상급 노랫말과 춤사위 못지않은 선한 영향을 줄 것이다.
이진영 논설위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