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 코너

[이규태 코너] 서울의 중국말 표기

bindol 2022. 10. 22. 08:07

[이규태 코너] 서울의 중국말 표기

조선일보
입력 2004.04.25 19:40 | 수정 2004.04.25 19:41
 
 
 
 

서울의 공식 비공식 지명만도 수십 개에 이른다. 백제 때는 하남위례성(河南慰禮城), 고구려 때는 남평양(南平壤), 신라 때는 한산주(漢山州), 신주(新州) 남천(南川) 한양(漢陽), 고려 때는 양주(楊州) 남경(南京) 한양(漢陽), 조선조에는 한양 다음에 한성(漢城), 일제 강점기에는 경성(京城)으로 불렸다가 광복 후 처음으로 주체화해 서울이 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공식 지명 말고 별칭도 많았다. 수선(首善) 목멱양(木覓壤) 경도(京都) 경사(京師) 경락(京洛) 도하(都下) 장안(長安) 황성(皇城) 경조(京兆) 문안(門內) 등 호칭이 많았다. 중국에서는 광복 후 주체화한 호칭인 서울을 쓰지 않고 사대했던 시절에 썼던 한성(漢城)이란 호칭을 계속 써왔다.

10여년 전 한·중 수교에 즈음하여 서울의 발음에 가까운 한자를 선택한 적이 있었는데 서우우얼(首塢爾)과 서우우얼(首兀兒) 서우우얼(首無二)이 거론됐었다. 이번에 다시 공모하여 선택된 호칭이 서우얼, 서우우얼, 서우워(首沃) 중징(中京) 네 개다. 중국의 외래어 표기는, 한문이 표의문자인지라 뜻도 암시하고 발음도 가까운 근사치를 선택한다.

 
 

이를테면 비틀스는 4명의 산발(散髮)이라 하여 피터우쓰(披頭四), 스트립쇼는 네 번 옷을 벗는 춤이라 해서 쓰퉈우(四脫舞), 달리아는 크고 고운 꽃이라 하여 다리화(大麗花)다. 곧 뜻과 발음의 근사치라는 외래어표기 원칙에 준해 서울 표기를 선정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전번과 이번에 거론된 후보지명에서 서우우얼(首兀兒)과 서우얼이 글자가 까다롭지 않고 조건에 합당하다고 본다. 수도의 수(首), 우뚝 솟은 언덕이란 뜻인 올(兀), 그리고 동사나 형용사를 명사화하는 조사일 뿐 무의미한 아(兒)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사람은 서우얼쪽을 선호할 것이다. 왜냐면 중국발음으로 외래어 지명의 얼·알·엘·울은 모두 '이'로 표기하는 것이 관행이 돼 있기 때문이다. 몬트리올, 라바울, 캘커타 등이 그것이다.

(이규태 kyoutael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