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 코너] 동아시아 늑대
개의 원조는 한국 늑대와 같은 과에 속하는 동아시아 늑대라는 것이
세계적으로 분포된 654종의 개와 38종의 늑대 DNA를 조사한 끝에
확인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개는 1만5000년 전 동아시아에서 늑대가
가축화한 것으로 미국의 토종개는 아시아와 아메리카 대륙이 연륙돼 있던
시절에 건너간 것으로 확인되어 유럽전래설이 뒤집히게 됐다. 그동안
개의 원조에 대해 아프리카 자칼이라는 설, 인도 늑대라는 설, 그리고
자칼도 늑대도 아닌 빙하시대에 살았던 낭견(狼犬)을 드는 학자도
있었다. 스웨덴 공대의 학자들이 국제적인 협력을 얻어 유전자를 추적해
오른 결과 아시아 늑대의 배열에 귀일하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이미 그 이전에 늑대와 개의 유사성에서 늑대 원조설은 힘을 얻고
있었다. 집단생활에 있어 힘을 쓰는 순위가 첫째 성별이요, 둘째가
나이이며, 셋째가 성질·체력·재능이라는 것이 늑대와 개가 같다는 점이
그렇고 늑대 부부와 개 부부의 금슬도 유사함을 동물학자 시튼은
관찰했다. 뉴멕시코의 목장을 해치는 로보라는 늑대를 포획하고자 별의별
수단을 썼지만 허탕치자 로보의 처인 암 늑대를 잡아다 유인했더니
위험을 무릅쓰고 미친 듯 달려오는 것을 함정에 빠뜨려 잡았다. 그 후
로보는 먹이는커녕 물 한 모금마저도 거부, 단식 끝에 죽어갔으며 그때
비난의 여론에 시튼은 무척 고민했던 것이다. 개 연구로 유명한 휘트니
박사는 같은 품종의 두 쌍의 개들 중 발정기 중인 암컷을 교환했더니 두
마리 모두 수컷을 수용하지 않았으며 자유방임상태에서 한번 교배한 개는
항상 동일배우자를 선호, 다른 개를 거부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문명사회에서 사람과의 친화력이 으뜸인 짐승이 개듯이 야생에서의
사람과의 친화력이 으뜸인 것은 늑대다. 로마의 시조가 야생의
늑대였듯이 백두산을 비롯, 벵골 등지에서 발견된 야생아(野生兒)의
거의는 늑대가 데려가 먹여 길렀다. 개 한 마리가 짖으면 온 동네의 개가
따라 짖어 영역을 확인하듯 늑대도 리더가 짖으면 이에 호응, 영역을
확인하며 공존하는 것도 같은 습성이다. 동북 아시아에 분포됐던 고금의
30종족의 수조(獸祖)와 토템이 늑대와 개였던 것도 아시아 늑대가 개의
원조라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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