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 코너] 출가(出家) 제한
속세와 인연을 끊는 데 거쳐야 할 맨 첫 의식이 삭발이다. 세 스님과
일곱 사람의 증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배코 칠 칼을 든 집도승(執刀僧)이
「무명초(無明草)가 무성하길 몇 십년인고―」 하는 내용의 게(偈)를
외우면 「마른 풀 태우듯이 남음 없게 하소서」하는 답게를 한다.
그러고서 예비승려인 사미(沙彌)가 지켜야 할 십계(十戒) 준행을 세 번
확언 받고 배코치기를 시작한다. 사미 십계란 1)살생하지 않는다
2)도둑질하지 않는다 3)음행하지 않는다 4)망언(妄言)하지 않는다 5)술을
마시지 않는다 6)몸 치장을 않는다 7)가무를 하지도 듣지도 보지도
않는다 8)안락한 자리에 앉지도 눕지도 않는다 9)때 아닌 밥을 먹지
않는다 10)재물을 모으지 않는다는 것이다. 삭발하고 돌아설 때
뒤돌아보지 않는다는 불문계(不文戒)까지 합쳐 속칭 11계명이라 한다.
이는 멀리 삭발을 지켜보고 눈물 머금고 있을 어머니를 뒤돌아보지
말라는 계명으로, 지키지 않으면 수도 중 가장 마음 아픈 함정이 되기
때문이다.
통도사 조실이었던 고(故) 구하 스님께 들은 바로 자신이 사미십계를
지킬 때는 술 마시고 고기 굽는 대목이 나오는 소설마저도 산문 밖에
놓아두어야 했으며, 모르고서 들여놓은 소설책에 그 대목이 나오면 그
방에 술내 고기내 난다고 쓸고 닦기를 여러 날 했다고 한다. 이렇게
예비승려가 되면 승가대학 등 종단 공인 교육기관에서 4년간 교육을 받고
4급승가고시에 합격하고서야 승려가 되는 구족계(具足戒)를 받는다. 받고
나면 비구는 250계, 비구니는 348계로 는다.
이토록 언행에 가혹하게 얽매여야 하기에 그 불도를 지키는 데 신체적
건전이 불가피하다. 불경 「마아승저율」에 「너무 늙어도 안 되고 너무
어려도 안 되며 이목구비 수족이 불구여서도 안 된다」는 규정이 있다.
곧 출가 상한 연령은 70세요, 하한 연령은 7세로 돼 있다. 조계종에서는
이혼과 실직이 급증하는 사회변동에 따라 고령 출가가 급증하고 일시적
피난 방편으로 출가하기에, 중도탈락이 많은 폐단을 막고자 출가 연령
상한을 40세로 급강하시킨 것이다. 사찰이 일신상의 피난처가 아니라는
차원에서 공감 가는 조치이긴 하지만 삼역(三逆)의 대죄인마저도 출가를
허락했던 석가모니의 제도(濟度)정신에는 어긋난다고 본다. 출가 검증을
엄하게 하여 저의 있는 출가는 제풀에 등지게 하는 제도 보완으로
대처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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