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의 네옴시티. 이게 허풍이 아니고 진짜로 실현된다면 피라미드 이래로 역사적인 건축이 될 것이다. 피라미드도 2~3개가 아니고 수백 개를 한꺼번에 짓겠다는 구상이다. 완공을 시킨다면 왕세자 빈 살만은 21세기의 파라오가 되는 셈이다.
일반인의 상식을 뛰어넘는 대건축(大建築)은 이상하게도 사막 문명권에서 나온다. 상식을 깨부수는게 상상력이다. 사막 문명은 밤에 별을 많이 보기 때문에 그만큼 상상력이 뛰어나다는 이야기인가? 아랍의 설화에서는 호리병이 나온다. 호리병 뚜껑을 열면 시커먼 연기가 나오고, 그 연기가 어느새 몸뻬 바지 같은 풍성한 바지를 입고 터번을 두른 거인으로 변한다. ‘주인님 분부만 내리십시오. 뭐든지 하겠습니다’.
뭐든지 할수 있다는 뜻의 ‘Mr. everything’이라는 별명이 붙은 빈 살만이 연상된다. 2조달러의 재산이 있다는 것이고, 서류상으로는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5000억달러를 투입하겠다고 하니까 이 별명이 완전 허풍은 아닌 것 같다. 돈이 마일리지이다. 이 돈은 석유 팔아서 나왔다. 이슬람의 선지자, 즉 아랍의 도사들은 수백 년 후 미래 세계에 땅속에 묻혀 있는 석유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사실을 화면에서 미리 보았던 것 같다.
필자는 호리병에서 나온 거인은 이 석유를 상징한다고 해석한다. 복잡한 내용을 단순하게 압축시키면 신화적인 설명 방식을 취하게 된다. 피라미드를 세울 수 있었던 경제력은 나일강의 풍부한 농업 생산력에서 나왔다는 게 정설이다. 나일강의 주기적인 범람이 영양분이 풍부한 퇴적층을 형성하였다는 것이고, 이 퇴적층에서 생산된 풍부한 곡물이 바탕이 되어 피라미드가 되었다. 네옴시티는 곡물이 아니고 석유라는 점이 다르다. 그러나 호리병의 거인은 연기처럼 사라진다.
몽환포영(夢幻泡影)이다. 사라지기 전에 네옴시티를 지어야 되고, 그 파트너로서는 한국이 중국, 일본보다 제일 궁합이 맞을 것이다. 피라미드 건설 작업에는 노예로 끌려간 유대인들이 대거 동원되었다고 한다. 한국은 아시아의 유대인이다. 여차하면 주변 강대국의 노예로 전락할 수 있는 환경도 그렇고, 북(北)이스라엘과 남(南)유다의 분단, 살아남기 위해서 돈 벌려고 악착같이 뛰고 있는 점도 그렇다. 물불을 가리지 않고 돈이 되면 돌진한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은 왜 네옴시티를 곡선으로 짓지 않고 170㎞의 직선으로 설계했는가 하는 점이다. 하나의 거대한 장성(長城)처럼 여겨진다. 군사, 생태적인 요인도 감안한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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