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카공화국의 수도 산토도밍고에서 15일 다미안이라는 이름의 아이가 태어났다. 세계 인구가 80억 명을 돌파한 순간이다. 1974년 40억 명을 넘어선 지 48년 만에 두 배로 늘어난 것이다. 세계 인구는 2080년경 104억 명을 기록한 뒤 2100년부터 줄어들 것으로 유엔은 예측한다. 하지만 의료 수준과 농업 기술의 발전 등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 ‘인구 증가 속도가 식량 증산보다 빨라 지구에 종말이 올 것’이라던 맬서스의 예측도 이런 변수들을 고려하지 못해 빗나갔다.
▷근래 세계 인구 증가는 저개발 국가들이 주도하는 추세다. 인도, 나이지리아 등 8개국이 그 중심에 서 있다고 유엔은 분석한다. 지역적으로는 아프리카의 인구 성장세가 가파르다. 현재 11억 명 선인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인구는 2050년까지 2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높은 출산율과 보건 수준 개선이 맞물리면서 영아 사망률은 낮아지고 기대수명은 높아져서다. 이들 국가에서는 늘어나는 인구를 경제가 감당하지 못해 빈곤층이 양산되는 상황이다.
▷인구 증가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지구촌의 생활수준이 전반적으로 나아진 결과 사망자보다 출생자가 많아졌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인류가 지구의 자원을 더 빨리 고갈시키고 환경을 파괴할 위험성은 더 높아졌다. 국가 차원에서는 경제와 국방에 필요한 규모의 인구를 보유하면서도 이를 뒷받침할 보건과 복지 역량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다.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인구를 유지할 수 있느냐에 따라 국가의 존망이 좌우되는 날이 올지 모른다.
장택동 논설위원 will71@donga.com